도지사 관사서 '성돌' 찾았다
도지사 관사서 '성돌' 찾았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0.08.08 2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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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읍성 무사석 추정
본보 취재팀 6기 발견

마당·마루 디딤돌 사용

박상일 실장 확인·관심

청주 읍성의 성돌로 추정되는 무사석이 충북도지사 관사에서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충북도지사 관사의 무사석(武沙石· 네모반듯하게 다듬어 성벽이나 담벼락에 높이 쌓아 올린 돌)은 모두 6기로 현재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관사 마당과 집 안으로 들어가기 위한 디딤돌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지난 9일 도지사 관사 개방 첫날을 맞아 취재차 방문했던 본보 취재진이 이를 발견한 후 의문을 갖고 관련 자료 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관리 관서인 충북도청에는 1969년에 지어진 제2관사에 관한 일반적인 기록만 있을 뿐, 1937년 조성된 제1관사에 대한 기록은 전무했다.

이에 따라 취재진은 지난 6일 우리나라 성곽을 오랜기간 연구해온 박상일 청주대학교 박물관 학예연구실장과 함께 도지사 관사를 다시 방문해 청주읍성 성돌 여부를 조사했다.

이 조사를 통해 박 실장은 "관사 마당에 있는 무사석 6기는 높이나 너비로 보아 청주읍성 성돌로 추정된다"며 "네모 반듯한 모양이 청주읍성의 4대문 어딘가에 성문돌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제1도지사 관사의 마루로 오르는데 사용된 2m가량의 디딤돌 역시 무사석으로 성문의 양 기둥으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땅에 묻혀있는 부분까지의 돌 높이와 돌을 깎은 형태로 청주읍성 성돌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박 실장은 "좀 더 세밀한 관찰조사를 통해 확인이 필요하지만 이것이 무사석으로 판명된다면 일본에 의해 헐린 청주읍성 복원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관련 학계와 함께 시급히 공동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청주읍성은 일제강점기인 1911년 시구개정사업으로 성벽을 허물었고, 1915년 청주읍성은 완전히 파괴돼 사라졌다. 당시 성돌들은 주변 하수구 축대나 인근 집 주변의 디딤돌로 사용되는 등 그 흔적조차 사라진 상태다. 현재 1944년 청주읍성 옛 지도를 기초로 4대문이 있던 동서남북에 표석을 세워 청주읍성을 알리고 있다.

청주읍성 성돌로 추정되는 무사석 6기가 발견된 충북도지사 관사는 1937년 조성돼 현재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건축물이다. 지난 7월 민선 5기 출범으로 70여 년 만에 관사가 개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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