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하면 아프지 않다
통하면 아프지 않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8.02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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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찬의 세상읽기
박병찬 <충남대 국방연구소 선임연구원>

지난주 신안군 임자도 및 속초 등 바닷가로 휴가를 다녀왔다. 전자는 지인들과의 무계획적인 여정(旅程)이었고, 후자는 인척들과의 계획된 여정이었다. 그런데 두 번 다 모두 즐겁지만은 않았다. 예상치 못했던 '오해와 갈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임자도'로 출발 전에는 '비가 많이 오는데 여행이 가능하겠느냐'는 의견을 개진(開陳)하는 과정에서 '가기 싫으니까 핑계 댄다'는 오해를 받았고, 속초에서는 일정별 관광지역 및 이동코스와 관련한 의견을 사전 분명하게 교환하지 않아 현장에서 이런저런 갈등이 발생했다. 오해와 갈등은 처음만난 사람 간에나 오랜 세월 함께한 인척간에나 늘 어디서나 존재하더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오해와 갈등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 가장 큰 원인은 '불통'때문이라고 본다. 불통즉통(不通卽痛), 서로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소통을 위해서는 '불통'의 원인을 찾아 해소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가치관·성장환경과 문화·지식과 정보 등 차이를 해소하는 것 말이다. 즉 사람과 사물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관점의 차이를 해소하고 '다름'을 인정하는 열린 자세와 마음을 가져야 소통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물론 말같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오랜 세월 중단 없는 대화와 양보를 통해 갈등과 오해의 폭을 좁혀나가는 노력과 인내가 전제돼야 한다. 아울러 상대방이 공감하고 감동할 수 있도록 테크닉을 발휘할 수 있는 역량 구비도 중요하다.

다시 휴가지 상황을 돌이켜 보자면, 우리 일행이 경험한 오해와 갈등은 소통의 중요성을 재삼 실감하게 했고, 바람직한 소통의 방법을 신중하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답은 곧바로 현장에서 찾을 수 있었다. 해변의 '등대'에서 말이다.

등댓불, 즉 빛은 항해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무언의 강한 메시지를 발산한다. 동일한 '빛'을 1년 365일 변함없이 똑같은 메시지로 보낸다. 물론 말은 없다. 그렇다고 특별한 그 무엇이 있는 것도 아니다. 너무나 단순할 뿐이다. 하지만 반복적이고 강렬하다. 하여 바다를 항해하는 모든 사람들이 그 의미를 쉽게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다.

소통은 등대의 '빛'과 같아야 한다고 본다. 보내는 자와 받는 자 모두가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가 아닌 '상대방의 관점에서, 상대방의 언어로, 상대방의 눈높이에 맞게'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소통이 될 수 있다.

소통은 쌍방 간에 공통의 견해를 갖게 함은 물론 의식, 태도,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게 하는 과정으로 화합단결의 가장 중요한 매체라고 볼 수 있다. 소통이 잘돼야 기강이 바로 서고, 사기가 충천하며, 결속력도 강해지기 때문이다. 통즉불통(通卽不痛), 통하면 아프지 않다. 개인은 물론, 가정, 사회, 각종 조직 등 모두 다 마찬가지로 말이다.

요즘, 화합단결이 여러 분야에서 큰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소통'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라는 얘기다. 설상가상으로 찜통더위로 인한 스트레스는 '불통'으로 인한 아픔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이참에 모든 것을 잊고 산과 바다로 나가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며 소통의 답을 찾아보는 여유를 가져봄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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