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눈높이로 바라본 세상 담았어요"
"아이들 눈높이로 바라본 세상 담았어요"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0.07.27 22: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주 이묘신씨 동시집 '책벌레 공부벌레…' 출간
수수한 모습에서 천진한 아이의 모습이 얼비치는 이묘신씨(사진).

청주를 무대로 동화작가로 활동해온 그녀가 첫 동시집 '책벌레 공부벌레 일벌레'를 펴냈다.

지난 2002년 MBC 창작동화대상을 수상하면서 아동문학 작가로 등단했지만, 동화구연가로도 정평이 나 있을 만큼 어린이 문학에 애정을 쏟아왔다.

"첫 동시집 치고는 늦게 나온 편이죠?"라며 환한 얼굴로 책을 건네는 모습이 영락없는 동화작가다.

"10여년 전 처음 동화를 쓰면서 호흡이 짧아 걱정했을 때 이금희 선생님께서 동시가 더 어울린다며 추천해 주셨어요. 아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본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틈틈이 동시를 쓰고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아이들의 생각과 마음을 더 많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10년만에 이룬 작가로의 첫 결실이지만, 긴 기다림은 그녀에게 두 배의 기쁨을 안겨줬다.

동시집 출간과 더불어 시집에 실린 '응, 그래서?'가 초등국어 3학년 교과서에 수록된 것이다

평소 대기만성형이라는 주변사람들의 평가가 올해 빛을 발한 셈이다.

"교과서에 시가 실렸다고 해서 저도 놀랐어요. 아이들의 마음과 공감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되니까 개인적으로는 영광이기도 하고요."

시인의 말처럼 동시집에는 세상을 하나씩 알아나가는 아이들의 눈망울이 투영되어 있다.

잔소리 많고 학원 가기 싫을 때마다 목소리 커지는 엄마와 내비게이션 없으면 길도 못 찾는 아빠. 흙이 그리운 할머니와 문자 보내는 데에 빠진 누나.

엄마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나이지만 가족들의 일상에서 사랑이 묻어난다.

그래서 동시집을 손에 들 때면 아이의 눈높이와 사람들의 이야기가 마치 눈앞에 펼쳐지는 한 장의 사진이 되어 웃음 짓게 하기도 하고, 가슴 따스하게 해 준다.

"내 수첩에는 앞으로의 바람을 써 둔 미래 일기와 동시의 씨앗들이 가득해요. 늘 동시 생각에 길을 가다 멈춰 서고, 이야기를 하다가도 메모를 해요. 그러고 나서 그 씨앗에 물과 거름을 주고 햇볕을 쬐어 주지요. 향기 나는 꽃을 피우고 알찬 열매를 맺어 많은 친구들에게 기쁨을 주고 싶거든요."

동시로 옮겨 놓은 씨앗 '책벌레, 공부벌레, 일벌레'는 시인의 말이 향기로 피어나는 일상이 되어 미소짓게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