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의 기적 을 위한 외침
5분의 기적 을 위한 외침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7.15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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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김영태 <연기소방서 현장대응조사담당>

전국 소방관서에서 '화재와의 전쟁'을 선포한 지 이제 4개월이 지나고 있다. 많은 단어 중에서 굳이 전쟁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하며 대외적으로 천명한 데는 그만큼의 절박함이 묻어난다.

몇 해 전 우리 연기소방서 관내에 웃지 못할 화재사건이 있었다.

시골길의 특성상 외길이었는데 마침 앞쪽에 승용차량 1대가 주행 중이었고 시간을 다투는 상황에서 아무리 앞차에 신호를 주어도 묵묵부답 천천히 제 갈 길만 가는 차량이 있었다.

결국, 소방차는 현장을 우여곡절 끝에 도착하였으나 주택은 전소됐고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그런데 한편에서 땅을 치고 후회하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소방차 앞에서 약을 올리듯 진로를 방해한 차주였다.

알고 보니 화재 장소는 그 차주 본인의 집이었던 것이다.

비단 이런 극단적인 예를 들지 않더라도 우리 주위에서 소방차량 출동 시 피양해야 한다는 인식이 많이 확산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인식 확산 및 분위기 고취를 위해서 최근 소방방재청에서는 교통량 증가와 불법 주정차 등으로 소방차 출동이 늦어 화재가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것을 막고자 전국 주요 도시에 소방차 출동 전용차로(Fire Lane) 생성 및 소방차에 단속 카메라를 달아 진로를 양보하지 않는 차량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이 방안이 화재출동을 원활하게 추진하려는 방편이라는 점에선 환영할 만한 제도이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굳이 선진국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는 왜 꼭 강제적인 수단을 동원해야 사회적 분위기가 개선되는지 의문이 생긴다.

물론 그 나라, 사회, 지역 분위기에 따라 사람들의 성향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1분 1초를 다투는 화재현장에 목숨을 애처롭게 구하는 어린 생명이 있다면, 내 이웃 내 가족이 이와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면, 과연 소방차가 출동하는데 의도적으로 진로를 방해하는 일은 결단코 없을 것이다.

일반적인 화재가 최성기에 접어들기까지의 대략적인 시간은 5분이다.

이 5분이라는 시간은 화재를 초기에 진압할 수 있는 'Deadline'과도 같은 상징이다.

우리 연기소방서에서 지난해 한 해 동안 화재현장 5분 이내 도착률은 45.9%에 불과하다.

즉 열에 다섯이 넘는 화재현장에서는 초기에 화재진압을 못 하고 최성기까지 놔두어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 이유는 화재 현장이 원거리인 경우도 있겠지만, 위에 언급한 출동로 상의 문제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할 것이다.

이러한 출동로 상의 문제점을 단순히 소방당국에서만 해결하라고만 한다면 현실적으로 다소 무리라고 생각한다.

출동로 상의 방해요인들 때문에 도착이 지연되는 불가항력의 상황은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가항력 상황의 해소를 위해선 반드시 범국민적인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기에 다음과 같이 외치고자 한다.

'내 가족을 위해 5000만의 인구가 소방대의 화재현장 5분 내 도착을 위해 5초만 양보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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