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춤에서 듣는 춤으로… 경계를 허물다
보는 춤에서 듣는 춤으로… 경계를 허물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0.07.13 2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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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용가 신정애씨 청주맹학교 공연
해설 · 음악으로 예술적 아름다움 전달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 장애인들을 위해 춤사위를 들려주는 예술인이 있다. 한국무용가 신정애씨다. 보는 춤에서 듣는 춤으로 무대를 준비 중인 신씨는 14일 청주 맹학교 학생들을 위해 연습에 전념하고 있다.

지역 문화센터에서 한국무용을 지도하며 전문 춤꾼으로 활동하고 있는 신씨는 "이번 공연을 생각하면 떨린다"며 순수한 열정을 내비쳤다.

"앞을 보지 못하는 학생을 위해 공연하는 것은 처음이에요. 시각적인 요소가 많은 춤을 청각적인 효과로 예술을 들려주는 작업이거든요. 소리를 이용한 소통이 되겠지만 춤을 추면서 춤에 대한 해설과 음악으로 학생들에게 춤이 가진 예술적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고 싶었습니다."

시각장애인이란 편견이 새로운 세계를 가로막는 차단막이 되고 있음을 알기에 그녀의 도전은 신선하다. 하지만 이번 무대가 청주 맹학교 학생들에게 어떤 느낌과 감흥을 줄지 춤꾼인 신씨 스스로도 미지수다.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예술로 누군가를 행복하게 하는 일은 쉽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학생들을 위해 춤을 어떻게 보여줄까 많이 고민했어요. 한국 춤의 멋과 흥을 느끼게 하기 위해 학교 선생님과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도 받았고요. 실험적인 무대가 되겠지만 공연을 준비하며 예술에 대한 새로운 자세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늦깎이로 입문한 한국무용이 이제 그녀의 삶을 행복한 춤의 전령사로 만들었듯이, 시각 예술을 청각 예술로 들려준다는 생각의 전환이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또 다른 작업이 될 거란 확신이다.

"우리 주변에 아직도 많은 예술 소외계층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예술인들이 해야 할 일도 많다는 뜻이겠지요.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즐기는 공연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자그마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정애씨의 열정이 고스란히 말 속에 담겨 춤사위로 너울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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