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수도 청주를 만드는 디자이너
녹색수도 청주를 만드는 디자이너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7.0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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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강태재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

지난 1일 민선5기 지방자치단체장 취임식이 일제히 거행됐습니다. 한범덕 청주시장의 열정적인 취임사에 시민들은 아낌없는 박수갈채로 화답했습니다. 한 시장은 "오래 전부터 '녹색수도 청주'를 만드는 소중한 꿈"을 간직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가 제시한 민선5기 시정방침 다섯 가지 중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겠으나 "녹색수도 청주답게 '품격높은 도시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다섯 번째 시정방침이 깊이 있게 와 닿았습니다. 도심에 녹지공간을 조성하고, 수요자 중심으로 도로 교통정책을 전환하여 승용차 의존도를 낮추고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겠다는 대목이 돋보였습니다. 그러면서 한 시장은 청주시 공직자와 시민에게 "우리는 오늘 이 순간부터 행복한 도시, 새로운 청주를 만드는 디자이너들"이라며, 창의적인 상상력을 요구하는 한편 시민의 의견을 정책의 중심에 놓고 함께하는 열린 시정 구현을 약속했습니다.

'녹색수도 청주를 만드는 디자이너'란 말이 참으로 그럴 듯합니다. 아시겠지만, 녹색수도란 말은 한 시장이 새로 만든 말이 아닙니다. 청주시는 지난해, 그러니까 남 시장 재임 때 '녹색수도 청주'를 선언하는 전국적인 행사와 학술대회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이 녹색수도 개념이 신임 한 시장에게는 궁극적 시정목표이며, 그가 오래 전부터 꿈꿔온 것이라는 데서 무게가 다르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말입니다. 시내 곳곳에 녹지공간을 조성할 뿐만 아니라 이를 연결하여 녹지축을 형성토록 함으로써 1차적인 녹색도시의 밑그림을 그려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청주가로수길 확장공사 당시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가로수길 녹지축 조성은 두고두고 아쉬운 일입니다. 언젠가는 당초 구상대로 실현돼야 할 것입니다.

승용차 이용률을 낮추고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겠다는 구상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입니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승용차를 산술급수적 도로확장으로는 감당할 수 없음을 깨달은 선진국의 여러 도시들이 이미 대중교통시스템으로 전환한 지 한참입니다. 따라서 무심천 하상도로는 대체도로와 상관없이 즉시 걷어내야 합니다. 청주를 상징하는 무심천에 하천기능과 맞지 않는 각종 시설물을 구축, 시멘트로 뒤덮어두고 녹색수도를 말할 순 없습니다. 시내 주요간선도로를 과감히 다이어트하여 획기적으로 자전거도로와 인도를 확보하는 창의적 상상력을 발휘하기를 기대합니다. 도로의 흐름을 차단하기보다는 일방통행방식으로 순환이 가능하도록 전환하는 방안도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교서천, 금천천을 개거(開渠) 복원하는 등 도심 구간을 흐르는 지천을 재생하여야 합니다. 현재 중앙로 차 없는 거리 시설은 문제가 많습니다. 도로가 도로로서 기능하면서도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합니다. 도심에 인공수로를 만든 사례는 여러 나라 도시들에서 볼 수 있는데, 그중 일본 가나자와시의 소우가마에와 보전용수는 참고할만 합니다.

금년도 제2차 녹색수도 청주 전국대회에 앞서 기존의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살고싶은도시만들기 등 유사 중복 조직을 정비하여 가칭 '녹색수도청주만들기위원회'로 통합 운영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녹색수도 청주를 만드는 시민디자이너들을 위한 공론의 장을 마련하는 일도 시민과 함께하는 시장이 해야 할 일입니다. 이 밖에도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녹색수도!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어야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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