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사용설명서
청춘 사용설명서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7.04 22: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타임즈 포럼
강대헌 <충북인터넷고 교사>

"꿈을 꾸어라 청춘아! 설레는 너의 첫 두드림에 날개를 달아 줄 ○○이 있다. 꿈으로 가득 찬 너의 미래를 ○○에서 이루어라...Do Dream" 2011학년도 ○○대학교의 입시정보 가이드 책자는 '청춘 사용 설명서'라는 타이틀로 제작되어 세계와 소통하는 방법, 따뜻한 세상 만들기, 꿈을 이룬 사람들의 노하우!, 뉴 프론티어 개척하기 등의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말 '두드린다'의 명사형인 '두드림'이란 낱말을 영어의 'Do Dream'이란 동음어(同音語)와 연결 지어 꿈을 두드리는 것이 곧 꿈을 꾸는 것이라는 식의 독특한 접근법을 보여주면서, 당신이 ○○에 들어오면 당신의 청춘을 이렇게 사용해 꿈을 이루라는 홍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사용 설명서, 즉 매뉴얼(manual)은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제대로 된 매뉴얼이 고객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반면에, 복잡하고 불편한 매뉴얼은 고객의 머리털을 곤두서게 만드는 무서운 골칫거리일 뿐이다.

청춘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 것인가? 정말 중요한 물음이 아닐 수 없다. 한번 잘못 사용하면 되돌릴 수 없는 가속성을 지니고 있는 예민한 추진장치 같은 청춘이기에, 선택과 집중의 순간에 경계를 게을리하게 되면 일을 그르치는 것은 물론이고 낙망(落望)의 길로 접어들게 마련이다. "낙망은 청년의 죽음이요, 청년이 죽으면 민족이 죽는다"는 도산(島山) 안창호(安昌浩)의 걱정도 있지 않았는가. 아무래도 청춘에게 어울리는 옷은 희망의 바코드가 찍혀 있는 것이기에 낙망만큼은 절대 사절해야 하리라.

경기 디지로그 창조학교의 명예교장인 이어령(李御寧)의 말을 참고하자면, 현재의 G세대를 위한 청춘 사용 설명서에는 세 가지 중심 방향이 설정되어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은 사랑인데, 토포필리아(Topophilia)와 바이오필리아(Biophilia)와 네오필리아(Neophilia)라는 세 가지 사랑에 뜻을 모으고 싶다.

장소에 대한 사랑을 뜻하는 토포필리아는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 환경인 가정과 지역과 세계에 대한 끌어안음이요, 녹색을 보면 마음이 평안해지고 심신이 피곤할 때마다 산림이 그리워지는 DNA를 가지고 있다는 우리가 모든 생명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지 않음이 바이오필리아요, 오늘보다는 내일의 시간이 끊임없이 나아져야 한다는 새로움에 대한 사랑이 네오필리아이다.

올해 하버드 로스쿨(HLS) 졸업생 589명 중 상위 1%인 6명에게만 주어진 최우수(summa cum laude) 졸업의 영예를 한인 최초로 차지한 라이언 박(Ryan Park)은 자신의 로스쿨 시절을 회상하면서,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많은 공부를 해봤다. 읽을 수 있는 모든 걸 다 읽은 것 같다. 하버드 로스쿨에선 모든 학생이 그렇게 한다. 정신적인 마라톤이 벌어진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행복이란 관심을 완전히 사로잡는 의미 있는 일을 능숙하게 해내는 것이라고 한다. 청춘은 따듯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은 채, 자신과 세상을 열심히 읽고 정방향(正方向)으로 달리는 일에 사용되어야 한다. 청춘이여, 부디 행복하라!설명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