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융조 교수와 떠나는 역사문화탐방 - ③
이융조 교수와 떠나는 역사문화탐방 - ③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0.06.28 2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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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 구낭굴

겹겹이 쌓인 시간 초자연적 신비 간직

충청타임즈가 주관하고 청주문화원·충청북도·한국선사문화연구원이 함께한 '2010대충청방문의 해' 역사문화탐방이 지난 26일 단양 일원에서 진행됐다. '이융조 교수와 떠나는 선사유적' 두 번째 프로그램으로 구석기인들의 터전이었던 단양 동굴유적지 구낭굴과 금굴을 탐방했다. 단양의 동굴유적지는 수양개유적지와 더불어 단양 구석기 문화를 가장 잘 드러내는 곳으로 한국 선사문화를 연구하는 데 획기적인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26일, 전국적으로 장맛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 속에 단양 동굴유적지 탐방이 진행됐다. 아침부터 오락가락 비가 뿌려 걱정이 앞섰지만, 탐방에 참가한 어린이들은 빗속 탐험을 즐기겠다며 사기가 충천했다. 미래 고고학자가 꿈인 지훈(덕성초 3)이는 원시인이 살았던 동굴이 궁금한지 버스가 출발할 때부터 질문이 쏟아졌다. 모두가 처음 만났지만 가족 소개 시간으로 서먹함을 물렸다. 청주에서 단양까지 가는 2시간여 동안 여전히 비를 머금은 하늘은 금방이라도 장대비를 쏟을 태세였다.

오전 11시 첫 탐방지인 구낭굴이 있는 단양 가곡면 여천리 마을에 도착했다. 비가 그친 뒤여선지 온통 푸른빛이 싱그러운 여천마을은 보기만해도 아름다운 풍경을 드러냈다. 조용하던 마을이 어린이들 소리에 시끌벅적해지자,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동구 밖으로 나와 반갑게 맞아주셨다. "오랜만에 많은 어린이들이 왔다"시며 흐뭇한 미소를 지으시는 표정들이 시골 인심처럼 따스했다.

골짜기가 깊어 사람의 발길이 거의 없던 이곳에 외지인들의 발길이 잦아지기 시작한 때는 1986년부터다. 당시 매포중학교 역사 교사셨던 임광훈 선생이 구낭굴을 처음 발견해 충북대학교 박물관에 제보하면서 전국 역사학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후 구낭굴은 이융조 교수를 단장으로 모두 4차 발굴이 진행되었고, 우리나라 구석기인들의 삶터로 새롭게 부각됐다.

이 교수는 "구낭굴 유적은 구석기시대의 동굴유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드물게 동굴의 외형과 내부가 거의 완전하게 보존되어 있는 유적"이라며 "동굴의 입구는 남동 방향으로 되어 있고 규모는 입구 너비 5.5m, 전체 길이 140m로 규모가 큰 동굴"이라고 발굴조사 내용을 들려줬다.

"구석기인들의 유적이 동굴에 남아 있다"는 이 교수의 말에 어린이 고고학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논과 밭을 지나 마을 뒷산으로 한참을 오르자 구낭굴 표지판이 나왔고, 다시 700m 오르자 높은 산비탈에 철책으로 입구를 막은 동굴이 나타났다.

안내판에는 1986년부터 이루어진 발굴조사에서 남자어른의 발목뼈, 발 등뼈, 발가락뼈와 짧은 꼬리 원숭이, 꽃사슴, 곰, 호랑이 등의 짐승화석, 긁개, 밀개 등의 석기가 발견되었다고 쓰여 있었다. 단양군청의 도움으로 굳게 닫혔던 구낭굴 철문이 열렸다. 어둠 속에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 동굴 속은 지층을 알려주는 표지와 발굴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이 교수는 "구낭굴에선 모두 8개 층으로 구성된 구석기시대의 유적임이 확인되었다"면서 "동굴에서는 꽃가루와 숯도 출토되었는데 숯을 분석해 보니 소나무와 단풍나무로 판명돼 당시 기후가 따뜻하나 습기가 많았던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동물화석으로는 짧은꼬리원숭이 1개체, 꽃사슴 64마리, 곰 5마리, 호랑이 2마리, 스라소니 2마리, 오소리 6마리, 담비 1마리, 새 1마리, 박쥐 등이 확인됐다"고 말하고 "이는 구낭굴에서 살던 옛사람의 주된 사냥감이 사슴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며 베일에 가린 구석기인들의 모습을 설명했다.

구낭굴 아래로 내려서니 동굴 아래 어린아이 한 명이 드나들 수 있을 정도의 자그마한 구멍이 보였다. 호기심에 몰려든 어린이들에게 이 교수는 "동굴의 또 다른 입구로 아직 발굴조사가 안 된 곳"이라며 "30년 후에 오늘 탐방한 어린이들이 멋진 고고학자가 되어 구낭굴 발굴에 도전했으면 한다"며 고고학의 미래를 당부했다. 이에 누가 먼저일 것도 없이 "저도 고고학자가 되어 공룡의 뼈를 찾아볼래요"라고 외치는 어린이들. 똘망한 눈동자로 동굴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어린이들의 표정은 이미 고고학자가 되어 있었다.


◈ 참가 어린이 탐방후기

◇ 전유진(청주내덕초)

오늘 구낭굴에 들어가서 사슴 왼쪽 아래턱도 보고 더 안에 들어가서 석회석도 보았다.(무려 3개나 된다고 한다)

◇ 박효진(대전 매봉초)

구낭굴에서 본 사슴 아래 왼쪽 턱뼈를 보았다. 나는 참으로 신기하였다. 그리고 이융조 교수님과 사진도 찍고 사슴뼈를 만져 보았다.

◇ 전수영(청주 내덕초)

선돌에는 굼이 있다.

◇ 임슬기(청주 내덕초)

교수님, 저 슬기예요. 설명을 쉽게 해줘서 고맙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교수님 짱!

◇ 양수민(청주 덕성초)

교수~~니임-♡ 고맙습니다! 담에 멋진설명 부탁드려용! - 미래의 고고학자 수민이가.

◇ 김바른(청주 내덕초)

구낭굴에서 발견된 사슴 왼쪽 턱이 가장 인상 깊었다.

◇ 이새연(대전 동화초)

구낭굴, 그 굴은 올라가는 길이 험하다. 하지만 올라가면 그 험한 만큼 보람이 있다. 구낭굴은 많은 발굴이 되었다고 한다. 특히 사슴뼈를 본 게 가장 인상적이었다. 굳~

◇ 정주영(청주 내덕초)

오늘 금굴에 다녀왔다. 금굴의 뜻은 성스러운 동굴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옛날 사람들이 어두운 동굴에서 생활한 게 참으로 신기하였다.

◇ 박경민(대전 오성과한음 유치원)

금굴에서 본 박쥐가 신기하고 재미 있었다. 옛날 옛날 원시인들도 이곳에서 살았었단다. 캄캄하고 무서웠을 텐데 참 즐거운 역사 탐방이었다.

◇ 전지성(청주 내덕초)

금굴은 동굴 안이 시원하고, 동굴 벽이 뾰족하고 작은 곤충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 박쥐가 살고 있다는데 보지 못해서 아쉬웠다.

◇ 염지훈(청주 내덕초)

나는 금굴이 정말 좋았습니다. 내가 여태까지 가 본 동굴 중에서 제일 좋았습니다. 거기에서 박쥐도 봤습니다. 벽화그림이었는데 아직 더 발굴해야 했지만 나는 원시인이 그림을 그린 거라고 믿습니다.

◇ 김한얼(청주 내덕초)

저는 금굴이 무척 좋았습니다. 왜냐하면 벽화도 있고, 참 좋았어요.

◇ 이명주(청주 내덕초)

안녕하세요, 저는 금굴에 갔어요. 이융조 교수께서 이 금굴에는 석기 뼈유물 토키 자레걸이등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교수님께서 이야기를 해 주셨어요. 제 꿈은 고고학자가 아니었는데 교수님께서 이야기를 듣고 고고학자가 되고 싶어졌어요.

◇ 이진영(청주 내덕초)

2번째 간 금굴이 환상적이었다. 그리고 그 금굴에 영국의 지리학자 이사벨라비숍 할머니가 처음 이곳을 들어갔다 해서 아쉬웠다. 우리나라 사람이었으면 해서 좀 아쉬웠다. 오늘은 좋은 경험을 하고 매우 즐거운 하루였다. 다음번 역사탐방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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