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라는 미로
'길'이라는 미로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6.28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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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남필화 <진천소방서 현장대응단장>

인류가 사회를 형성할 때부터 길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삶의 모든 것들이 길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발전한 것이다. 그만큼 길은 우리 사람들에게 있어 생활의 근간이 될 뿐만 아니라 어제와 오늘, 더 나아가 미래를 투영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집약되어 있는 길이 언제부턴가 길을 만든 사람들로 인하여 길이라는 본래적 정체성을 잊어버리고 외려 길이라는 미로에 빠져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사회의 지속적인 발전에 기인하여 차량증가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는 반면에 턱없이 부족한 주차공간으로 인하여 최근 주택가 화재시 불법주정차 등으로 소방차 현장 도착이 늦어져 연기로 질식되는 사고와 응급환자의 병원이송이 늦어져 소중한 생명이 사망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소방차 출동로야 말로 생명로'인 것이다. 주택가 골목길, 상가, 공장 밀집지역 등의 도로가 협소하고 불법 주·정차 차량과 노점행위로 인한 소방차량 통행 곤란으로 소방차량 진입이 지연되어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잃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렇듯 소방차출동로가 확보되지 않는 문제점으로는 차량증가와 불법주정차, 국민들의 양보의식 부족 등 긴급차량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안전 불감증의 원천에는 우리가 누리는 현대문명의 이기가 한몫을 한다. 현대사회가 발달할수록 증가하는 자동차가 불러오는 불법 주·정차로 인한 소방차 통행의 지연에서 오는 소방활동의 어려움과, 이웃과의 소통·가족 간의 대화 단절에서 오는 정신의 황폐화에 따른 자살사건과 묻지마 방화, 전기·가스 등 안전을 무시한 사용에서 오는 각종 화재나 안전사고, 화석연료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자연 생태계가 파괴되어 예상치 못한 폭설과 한파 등 기상이변이 모두가 편리만을 추구하는 우리 인간들에게 경고하는 자연의 준엄한 메시지라는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사건에는 인과관계가 있기 마련이듯 각종 재난과 사고들은 우리들이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따라 충분히 대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화재나 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소방차 길 터주기'는 꼭 필요하며, 나부터 지키면 지킬수록 우리 가족의 행복한 삶은 지속될 것이다.

특히 화재 시에 5분 이내 현장에 도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인명피해 최소화에 기본으로, 5분 경과시 연소 확대 속도가 매우 빠르며 인명구조를 위한 옥내진입이 곤란하기 때문에 파생되는 부작용으로는 호흡곤란 응급환자 발생시인데 이런 환자에게는 4~6분이 뇌손상 여부와 소생률에 척도가 되며, 상태악화 최소화를 위한 황금시간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내일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재난은 우리 소방을 각종 현장으로 불러내 반복되는 그들의 재난상황에 대처하도록 길들일 것이지만, 우리 소방은 그 상황에 효율적인 액션에 앞서 재난상황이 일어나지 않는 안전한 상태, 즉 행복한 일상을 위하여 재난 예방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이다. 이에 주민들도 소방차 사이렌 소리가 들리면 갓길로 서행하거나 정지해 긴급차량이 빨리 통과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기를 소망해 본다. 이것이 내 가족과 이웃을 사랑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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