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관심은 독이 될 수도
지나친 관심은 독이 될 수도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6.28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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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찬의 세상읽기
박병찬 <충남대 국방연구소 선임연구원>

우스갯말로 '끼어들기형'부모가 있다. 자식의 일상사에 사사건건 간섭하는 부모다. 모든 것을 자신의 취향과 스타일에 맞추려고 한다. 요구사항을 무조건 들어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믿는다. 핵가족 시대의 특성으로 캥거루족이 증가하는 한 원인이 아닌가 싶다.

캥거루족은 자립할 나이가 되었음에도, 취업할 능력이 있음에도 취직을 하지 않거나, 해도 독립하지 않고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20~30대의 젊은 세대를 말한다. 2000년 중반이후 나타난 신조어로, 취업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는 우리사회의 현주소가 아닌가 한다.

우리 집에도 1~3년 후면 대학을 졸업하는 딸과 아들이 있다. 취업에 대한 강박관념 때문인지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낸다. 주말도 없다. 졸업과 동시 취업해야 한다는 부담은 모든 부모들의 공통된 걱정거리이기도 할 것이다.

하여 다른 가정의 부모와 다를 바 없는 내 자신도 가끔 '나는 어떤 부모인가' 생각해 보곤 한다. '끼어들기형'부모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간섭은 하고 살았던 듯싶다. 특히 정리정돈이나 검소한 생활 등 습관에 대한 잔소리를 많이 한다. 자식들이 어릴 때는 "아빠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로 그랬다. 대학생이 된 요즘에도 '공부가 힘들다, 용돈이 부족하다'는 볼멘소리를 할 때마다, 위로(慰勞)의 말보다 '다른 학생도 다 그래. 세상에 공짜는 없다. 노력한 만큼 성과가 있는 법이다' 등 잔소리로 부담을 주곤 한다.

잔소리가 필요한 것인지도 가끔은 생각해 본다. 사사건건 간섭하는 것은 곤란하겠지만, 할 말을 해야 된다고 본다. 이런 잔소리들 말이다. 아침만 되면 이것저것 찾느라고 난리다. 정리정돈이 안 되기 때문이다. 정리정돈을 생활화해야 한다. 그래야 불필요한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급변하는 주변 환경은 날이 갈수록 시간의 중요성을 더욱 증대시키고 있음도 기억해야 한다. 돈은 생활에 꼭 필요한 약인 동시에 독이다. 대부분의 가정, 기관·단체, 기업들이 돈 때문에 죽고 살기 때문이다. 잘못 사용하면 독이 된다는 얘기다. 검소한 생활이 습성화돼야 한다. 습관은 인생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라고 보기 때문이다.

자식들에게 올바른 습관을 갖게 해야 한다. 결코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하여 어릴 적부터 경험을 통해 습성화될 수 있도록 도와 줄 필요가 있다. 이런 교육이야말로 가정에서 책임져야할 산교육이 아닌가 싶다. 어느 정도의 잔소리는 필요하다는 얘기다. 물론 자식들이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말이다.

자식들에게 '돈 걱정하지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하라'는 말을 하는 부모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어릴 적부터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실질적인 경제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한다. 자식 교육에 대한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요즘 젊은 세대들이 매우 어려운 때다. 취업도 결혼도 모두 다 그렇다. 가장 큰 원인은 경제문제, 즉 돈 때문이라고 본다. 돈의 가치와 올바른 생활습관을 제대로 갖도록 해야 한다. 그러자면 부모가 좋은 멘토가 돼야 한다. 캥거루족이 되지 않도록. 부모부터 강해야 한다. 새끼를 절벽에 던지는 어미 사자처럼. 자식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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