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분야보다 복지·문화에 포커스"
SOC분야보다 복지·문화에 포커스"
  • 한인섭 기자
  • 승인 2010.06.22 2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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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당선자의 공(公)과 사(私) 한범덕 청주시장

공간의 질·삶의 질 향상 '스마트 시티' 구현
통합 전제 '메트로폴리탄' 지역발전 전환점

세종시 수정안 부결땐 입주 예정기업 유치 최선
'무심동로 확장' 재검토… 수요관리로 전환 계획

한범덕 청주시장 당선인은 '하드웨어 부문(SOC분야)'보다 복지, 문화, 환경 등 '소프트웨어'에 포커스를 맞추겠다는 게 시정운영 기본적인 구상이다. 한 당선인이 선거과정에서 제시한 것처럼 '공간의 질·삶의 질'을 높여 '스마트 시티'는 구현하겠다는 취지이다. 문화와 복지, 환경분야에 눈을 돌리는 것이 SOC 분야 못지않다는 그의 생각이고, 외형 확장보다 속을 다지는 게 중요하다는 의지이다.

동시에 테크노폴리스, 공예비엔날레, 직지 관련사업 등 기존 주요사업은 더욱 발전시키겠다는 게 한 당선자의 생각이다.

한 당선인은 선거공약과 업무보고 내용을 종합 검토해 8월말이나 늦으면 9월초쯤 시정운영 방향을 확정할 방침이다. 한 당선인으로부터 민선 5기 청주시 운영 방향을 들어봤다.

◇ 장기비전

청주·청원통합을 전제로 세종시의 행정기능과 대전 대덕단지의 연구기능이 합쳐지면 280만 명 규모의 '메트로폴리탄'을 형성할 경우 지역발전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한 당선인의 기본구상이다.

"대전시의 경제적 가능성과 연계해 청주공항, 오송역, 청주역 등 인프라를 활성화시켜 청주를 중부권 중핵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문화교육도시라는 강점과 도농통합형 도시 청주는 생태와 문화가 살아있는 세계적 생태환경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

한 당선인은 취임 전 업무보고에서도 이 같은 점을 강조했다.

그는 업무보고를 청취한 후 "280만 명 규모의 거대도시에 걸맞은 문화와 체육을 즐길 수있는 삶의 질이 충만하고, 공간의 질이 충만한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초석을 닦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선거과정에서 제시한 '스마트시티'는 시민들이 문화를 향유할 여건을 충분히 조성하고, 복지·환경의 질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대중교통 활성화, 공원 확충, 자전거도로, 주차장 등 시민생활과 가장 밀접한 부문에서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수정안 향방이 테크노폴리스 성패 좌우

한 당선인은 이번 주 국회 처리를 앞두고 있는 세종시 수정안 폐기 여부가 지역발전의 갈림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수정안 국회통과가 어렵게 돼 고무적"이라며 "수정안이 부결될 경우 세종시 입주 예정 기업 유치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당선인은 기업유치팀을 대폭 보강할 방침이다.

그는 "수정안이 부결되면 입주 예정 기업들이 청주를 대체 후보지로 고려할 것이고, 청주는 호기를 맞을 것"이라며 "기업유치팀을 보강해 적극 가동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 당선인은 "이럴 경우 답보상태인 테크노폴리스는 전망이 좋아져 금융권의 생각도 달라질 것"이라며 "사업의 1차 관문인 PF자금을 얻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 2012년 통합은 무리

한 당선인은 "2012년 통합하겠다. 최대한 빨리하겠다는 식의 추진은 일방적이고, 무리한 일"이라고 규정하고 "3차례 무산된 일을 거울삼아 도지사와 양 지자체장의 협의체, 실무기구에서 충분한 논의와 청원군민들의 동의를 전제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심재개발사업 수정·무심동로 재검토·센트럴 파크 조성

한 당선인은 도심재개발사업은 역사성과 첨단 이미지를 조합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민선4기 주요 사업으로 제시됐던 '무심동로 확장' 역시 공급위주의 정책이라고 규정하고, 재검토에 착수했다. 2015년까지 추진할 장기사업으로 꼽혔던 무심동로 확장은 사업비만 4000억원에 달하는 데다 초기부터 시민단체·시의회 반대 등 논란 끝에 수정을 거듭했다.

한 당선인은 "공급위주의 도로·교통정책은 수요관리로 전환할 생각"이라며 "승용차 의존도를 낮추고,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는 체계로 개편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간단히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인 만큼 이해관계자, 전문가 등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해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라며 "도심활성화의 기본은 원도심을 보존하고, 부도심을 개발하는 보존 중심의 개발을 기본계획에 반영해 원도심과 재래시장이 함께 살아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청원군청과 중앙공원, 석내과 등 도심지역을 묶어 '센트럴 파크'를 조성하는 방안도 추진될 전망이다. 무심천 하상도로의 경우 주말 차량통행을 차단해 시민 휴식공간으로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한 당선인은 또 대농지구·율량동 상리 고가도로 재검토 지시, 사업 향방이 주목된다.

그는 "성안길 주변에 차없는 거리를 확대하고, 중앙공원과 청주읍성, 북문로 청소년광장 등을 연계한 도심활성화 방안을 구상중"이라며 "청주읍성을 복원하는 장기 마스터플랜도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공예비엔날레·직지축제 활성화

한 당선인은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문화적 감흥을 일으킬 수 있는 현대화 작업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직지축제를 첨단 미디어 축제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한 당선인은 "공예비엔날레는 경기도 이천, 여주의 도자기 축제보다 질적 수준을 확보했다고 평가한다"며 "지속적으로 국비를 확보해 산업적 클러스터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직지 축제 역시 고려가 지식정보 강국이었고, 청주가 천년 지식정보도시라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라는 의미를 부여한 한 당선인은 "의미를 제대로 살려 IT시대에 걸맞은 첨단미디어 축제로 승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 9년만의 귀향… '화려한 신고식'

2002년 오송바이오엑스포 통해 충북 정·관가 데뷔

이원종 前지사 멘토 소개… 정동영·이해찬 '지기지우'

한범덕 청주시장 당선인(58)은 2002년 오송국제바이오엑스포를 통해 충북의 정·관가에 데뷔했다. 2001년 2월 "고향에서 근무해 보고 싶지않냐"는 이원종 전 지사의 제의로 귀향(歸鄕)한 그는 9년만에 청주시장에 당선됐다.

그는 이 전 지사를 인생과 행정의 '멘토'라고 소개한다. 그는 이 전 지사와의 공저 '되돌아 본 2002 바이오엑스포 생명속의 생명(2008년 출간)'에서 '바이오엑스포 행사를 맡기겠다는 제의에 감복하며 기꺼이 응했다. 귀향은 나에게 찾아온 행운이었다'고 술회했다.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끝낸 후 그는 기획관리실장, 정무부지사, 2006년 지방선거 열린우리당 후보로 충북지사 출마와 낙선을 경험한 후 노무현 정부에서 행정안전부 제2차관을 지냈다.

충북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박사과정을 마친 지난해 2월부터 지역 정치권과 지인들은 '다시 도지사 출마냐, 청주시장이냐'에 주목했다. 2008년 5월 총선을 본의 아니게 '방학'으로 보낸 그는 지난해말까지만해도 도지사에 대시 도전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승산도 있다고 봤다.

그는 당시 "여론조사 결과 현직지사(정우택)에 지거나 박빙이다. 이시종 의원이든, 홍재형 의원이든 누가 나가도 문제가 없다. 그러나 청주시장 후보가 당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중부4군(증평,괴산,음성,진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앞서 민주당을 입당한 후 당론을 따랐다.

한 당선인은 팀워크와 의견 수렴을 중시하는 스타일로 평가된다. 그는 취임 전 현안업무 보고에서 "행정은 최대 다수가 공감하고, 토의·논의하는 과정과 팀플레이가 중요한만큼 전 공무원은 이 점을 인식해 달라"고 주문했다.

'고집이 세다. 우유부단할 것 같다'는 우려 섞인 시각도 있다.

그는 저서 '생명속의 생명'에 답을 적었다. 그는 "결정하기까지는 고민을 거듭하기 때문에 얻어진 결론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밀고 나가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또 이런 글도 남겼다. "나는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종종한다. 착하게만 살아선 안 된다. 끊을 때 끊어야 한다. 인정에 약하고, 호소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 좋은 게 좋다는 식의 무른 판단과 행동은 선의의 피해자를 만들고, 규범과 절도·믿음과 신뢰를 깬다. 공, 사를 구별하는 반듯한 기준을."

남주동에서 태어나 청주시청 후문 부근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당선인은 전국대회를 휩쓸던 웅변가였다. 미원면장과 2대 도의원을 지낸 선친 한상대씨(98년 12월 작고) 영향이 컸다. 초교동창들은 "아버지의 도의원 선거 유세문을 외워 친구들 앞에서 유세장면을 재현하기도 했는데 소름이 돋을 정도로 능수능란했다"고 기억한다.

청주중, 청주고를 거쳐 서울대 동양사학과(72학번)에 입학한 그는 정동영 의원, 이해찬 전 총리와 인생을 함께하는 사이가 됐다. 한 당선인의 미니홈피 사진첩에는 정 의원 결혼식 함진아비들이 참석한 피로연 장면이 어린시절 사진과 함께 올라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청주를 방문해 지원유세를 했다. 그는 "여러가지를 함께 의논하는 사이"라고 말했다. 친구 소개로 만난 부인 박희자씨(55)는 공직자 아내로서 충실한 내조 역할을 하고 있다. 자녀는 1남 2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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