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을 잊지 말자
6·25전쟁을 잊지 말자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6.22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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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이성규 <청주보훈지청 보훈과장>

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의 열기가 전국을 휩쓸고 찌는 듯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6월도 어느덧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6월은 나라를 위해 한 목숨 바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을 기리며 감사를 드리는 호국보훈의 달이자, 동족상잔의 비극 6.25전쟁이 발발한 달이기도 하다. 특히 올해는 6.25전쟁이 발발한 지 6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60년 전 고요한 적막을 깨뜨리는 새벽 포성과 북한군의 기습남침으로 시작된 6.25전쟁은 3년여 동안 군인과 민간인을 합해 수백만명이 사망하거나 부상당하는 등 우리민족에게는 최대의 비극으로 남아 있다.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이 체결되었지만 전쟁은 우리에게 많은 고통을 안겨주었다. 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전 국토가 황폐화되었으며 분단으로 인하여 고향을 앞에 두고도 갈 수 없는 실향민들과 부모, 형제와 생이별을 한 이산가족들이 생겨났다. 설상가상으로 통일을 갈망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휴전이후의 남북관계는 악화일로의 길을 걷고 있었다.

이러한 남북대립관계는 2000년에 남북 정상이 최초로 만나 6.15남북공동선언 합의문을 이끌어내고 이산가족상봉,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조성 등으로 화해무드가 조성되어가던 중 북핵문제가 터지면서 또다시 한동안 냉랭한 관계로 돌아서기도 했다. 그러다 다시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고 북한이 핵시설 포기를 천명하면서 다시금 평화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어가고 있다가 또다시 북한의 어뢰공격으로 인한 천안함 사태가 발생하면서 남북관계는 급격히 냉랭해지고 있는 등 냉온관계의 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6.25전쟁이 발발한 지 반세기가 훌쩍 지난 지금, 전쟁을 겪지 않은 전후(戰後)세대들이 점차 나라의 주역이 되어가고 있다. 지금의 전후(戰後)세대에게 전쟁이란 너무나 생소한 단어이고 단지 이웃나라의 일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전쟁을 겪은 세대들은 이미 고령이 되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고 있고 젊은 세대들은 전쟁의 심각성을 모른 채 전쟁을 영화나 드라마 심지어는 게임에서나 접할 수 있는 가벼운 소재로 여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떠한 상황에서도 전쟁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안보불감증이 국민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예전 한 언론사가 '전쟁이 일어난다면 참전하겠는가!'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는데 상당수의 젊은이들이 참전하지 않겠다고 답한 것을 본 적이 있다. 심지어는 해외로 도피하겠다는 어이없는 답변을 한 젊은이들도 꽤 되었던 것 같다. 물론 이들 중 상당수는 설마 전쟁이 일어날까 하고 장난으로 설문조사에 임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 명확한 사실은 한반도는 현재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라 휴전중이라는 것이다. 휴전은 말 그대로 전쟁이 잠시 중단된 상태라는 뜻이다. 언제든지 제2의 6.25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법은 없다. 그러기에 우리는 항시 국가안보태세 확립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과거를 잊는 민족은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라는 격언이 있다. 우리는 6.25전쟁의 참상과 교훈을 가슴 깊이 새기고, 전쟁 속에서 장렬히 산화해 간 국군용사, 전쟁의 상처로 행복을 송두리째 빼앗긴 채 괴로운 삶을 살아가는 참전용사들의 위국헌신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그분들의 거룩한 애국정신을 이어받아 지금의 대한민국을 더욱 견고하고 안정적으로 지키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지하에서 영면하고 계시는 전몰군경 및 호국영령들의 유지를 이어받는 길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다시는 우리 민족사에 6.25전쟁과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두철미한 국가안보를 확립하고 성별, 연령, 지역, 이념 등 모든 이분법적 사고를 탈피하여 온 국민이 하나가 되는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모쪼록 제60주년 6.25전쟁일을 맞이하여 우리 주변에서 전쟁의 상흔으로 고통받고 있는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들에게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배려할 수 있는 성숙한 사회 풍토가 조성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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