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이 최고의 스승이다
경험이 최고의 스승이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6.17 2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열린광장
심형구 <음성소방서 방호구조과장>

"경험이 최고의 스승이다"라는 오래된 격언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 격언의 뜻을 이해하고 머릿속으로는 받아들이고 있지만 실상 생활에서는 어떤 일을 겪기 전까지 미리 대비하지 않고 있다가 힘들거나 후회되는 경험을 하고 난 뒤에야 이 말의 참뜻을 깨닫고 자신의 행동을 고치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화재를 경험하기 전까지는 소방시설이나 화재보험은 경제적 부담만 될 뿐 별다른 혜택이 없으며 사고없이 잘 지내고 있는데 괜한 돈만 지출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가 본인이 화재로 인하여 피해를 입고 나서야 그것들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이다.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현재 대한민국 어느 장소에 가 보아도 많은 아파트와 공장들을 볼 수 있고, 이런 장소에서 대형화재와 같은 재난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일단 화재가 발생하게 되면 재산적 피해는 물론이고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인명피해까지 동반되기 마련이다.

이러한 후진적 대형화재로 인한 손실을 감소시키기 위하여 소방방재청에서는 올해를 '화재 피해 저감 원년의 해'로 정하고 화재로 인한 사망률을 10%이상 줄이자는 목표하에 화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사람들은 주변에서 일어난 화재를 보거나 뉴스에서 화재가 발생한 모습을 보면 안타까워하면서도 자신의 집이나 직장은 괜찮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만을 하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본인조차도 소방조직에 몸담기 이전엔 화재에 대비해 집에 소화기조차 준비해 놓지 않았던 듯싶고, 소방공무원이 되고 나서 각종 화재현장에서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잃고 고통받는 상황들을 직접 지켜보고 나서야 화재에 대한 대비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게 되었다.

화재발생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초기 진화이며, 초기 진화에 가장 효과적인 것이 소화기다. 소화기는 우리가 가장 손쉽게 접하고 사용할 수 있는 소방시설중의 하나이며 다른 소방시설보다 금전적 부담이 덜하다. 하지만 이마저도 구비되어 있지 않거나 있더라도 관리 소홀로 인하여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곳이 많다.

모든 화재는 작은 불에서 시작되고, 그 불길을 초기에 잡지 못한다면 대형화재로 이어져 화마가 모든 것을 삼켜버릴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단순한 소화기 비치와 관리가 내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구하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보다 좋은 일은 없겠지만 인류가 불을 사용하면서부터 좋든 싫든 화재는 필연적으로 우리와 함께해 왔다. 전국의 소방관서에서는 국민들에게 소방안전의 중요성을 부르짖으며 화재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소방관들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지금부터라도 국민들 스스로가 소방안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각 가정에 소화기 및 단독경보형감지기 설치 등 작은 실천과 함께 불이 나면 소방관들이 해결해 주기만을 바라는 피동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능동적으로 대비하고 행동하는 성숙된 시민으로의 변화의지를 가져주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