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상생할 수 있는 지방자치가 되길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지방자치가 되길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6.14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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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찬의 세상읽기
박병찬 <충남대 국방연구소 선임연구원>

요즘 '여당 참패, 야당 압승'으로 끝난 지방선거 결과를 놓고 세상이 시끄럽다. 하지만 당선비율만 가지고 자만에 빠지거나, 참패에 대한 책임소재를 두고 집안싸움을 할 문제는 아닌 듯싶다. 득표율로 볼 때 절반의 승리인 동시에 패배로 보이기 때문이다. '참패, 압승'이라는 표현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얘기다.

일부 당선자들은 '오버'하는 듯싶다. 취임도 안 했고 업무파악도 제대로 안 된 상태인 듯한데, 작금의 행태를 보면 마치 절대군주가 된 듯한 모습을 보이는 당선자가 있으니 말이다. 멋대로 생각하고 말과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환경변화와 유권자의 마음을 제대로 읽는 단체장·의원이 돼야 한다.

대한민국은 이제 더 이상 리더 한 명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어수룩한 나라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은 선거결과를 분석하고 직무를 준비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때라고 본다.

당선 분위기에 취해 '오버'할 시간이 없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범야권이 압승했다고 난리지만, 투표율이 54.4%수준인데다 많은 당선자들이 50%를 넘지 못하는 지지를 받고 당선됐고, 적임자가 없어서 투표를 포기하거나 마지못해 차선을 선택한 유권자도 많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당선자를 선택한 이유 중 '야당이 잘해서가 11.2%, 정부·여당이 잘못해서가 79.2%'라는 모기관의 여론조사 결과도 잊어서는 안 된다.

명심할 것은 또 있다. 다른 당은 우리 당과 타협하고 포용해야 하고, 우리 당은 멋대로 해도 된다는 자세는 곤란하다.

우리 당의 주장은 맞고 다른 당의 주장은 틀리다는 생각도 안 된다.

합법적인 절차를 걸쳐 추진되고 있는 국책사업을 검증된 확실한 명분 없이 일부 민심을 전체민심인 양 확대·왜곡 앞세우며 반대 또는 방치해서도 안 된다. 전임자가 추진하던 사업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래서는 더욱 안 된다. 당리당략을 초월하고 공익을 우선하는 마인드로 접근해야 한다.

침묵하는 다수의 유권자, 가치를 달리한 낙선자와 그 지지층의 여망도 충분히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선자들에게 기대되는 면도 있다. 이기용 충북교육감 등 일부 당선자가 보인 '낙선된 후보자의 공약도 검토해서 반영할 것은 반영하겠다'는 반응을 볼 때 그렇다. 모두가 이런 마인드로 민선 5기를 준비한다면 그 끝은 희망적일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여 정치적인 구호로 끝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21세기는 한 명의 리더가 조직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조직의 승패는 80% 이상을 팔로워가 좌우하는 격변의 시대다.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역할수행과 유권자인 지역민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가치를 달리하는 유권자의 마음까지 제대로 읽고 아우르는 리더십이 절실하다. 즉 상·하급 기관, 유관 기관·단체 및 지역민 등과 함께 소통하며 상생할 수 있는 다방향 리더십발휘가 긴요한 때다.

지방선거는 끝났다. 야당의 압승도 여당의 참패도 지나간 과거다. 밀물은 다시 온다. 그날 바다로 다시 나가고 싶다면, 준비해야 한다. 지금부터. 답은 초지일관, 유권자를 생각하고 유권자를 위하는 희생과 봉사의 자세로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함께할 조직 구성원과 지역민을 받드는 서번트 정신과 진정성, 준법정신을 바탕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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