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융조 교수와 떠나는 역사문화탐방 ①
이융조 교수와 떠나는 역사문화탐방 ①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0.05.12 22: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단양 수양개유적지
역사의 흔적따라 구석기 시대로 시간여행

충청타임즈는 2010년 대충청방문의 해를 맞아 충북도의 관광공모사업에 선정된 '이융조 교수와 떠나는 충북역사문화탐방'을 진행한다. 우리나라 구석기문화의 보고인 충북은 단양수양개유적과 단양 금굴, 단양구낭굴, 청원두루봉동굴 등 구석기 사람들의 삶터가 발굴된 곳이다.

이에따라 본보는 40여년간 선사문화를 연구해온 이융조 충북대 교수(한국선사문화연구원 원장)와 함께 역사유적지를 탐방하고, 발굴현장을 직접 체험해 보는 시간을 갖고 있다. 참가자들에게 충북지역의 역사문화를 올바르게 알도록 하고 역사문화관광지로의 충북을 널리 알리기 위해 탐방내용 및 체험기를 지면에 소개한다.

바쁘게 앞만 보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시간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할까?

대부분 자연 경관이 좋은 곳을 찾아가기도 하고, 역사유적지를 따라 여행하기도 한다. 잠깐의 여행으로도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충청방문의 해'를 맞아 충청타임즈에서 마련한 '이융조 교수와 떠나는 충북역사문화탐방'은 교육과 관광이란 콘셉트에 맞춰 진행됐다.

인간의 뿌리를 찾아가는 역사탐방을 중심으로 자연의 아름다움도 선물받는 시간으로 기획된 이번 탐방은 8일 가족단위 참가자 42명과 신용하 교수 등 8명의 전문가가 참여해 단양 수양개전시관에서 진행됐다.

단양으로 가는 버스는 출발부터 들썩였다. 우리나라 최고의 고고학자를 꿈꾸는 꼬마 고고학자부터 엄마와 아빠의 나들이에 마냥 신이 났다. "우리 오늘 어디가는지 아는 사람"하고 묻자 "옛날 사람 만나러요!"하며 우렁차게 대답한다.

아직 역사에 대해 모르는 아이들에게 구석기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돌을 가지고 사냥도 하고, 집이 없어 동굴에서 살았다고. 당시엔 옷이란 게 없어서 알몸으로 살았다고 하자 여기 저기서 괴성이 터져나왔다.

탐방지인 단양의 수양개 유적지는 구석기 중에서도 전기 구석기부터 후기 구석기까지 사람들이 살았던 곳으로 역사지 30만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곳은 오랫동안 땅속에 묻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다 충주댐이 만들어지면서 물에 잠길 예정인 지역을 조사하던 충북대학교 박물관 팀에 의해 1980년 처음으로 구석기 사람들의 흔적이 발견됐다.

이후 이융조 교수의 책임하에 4차례에 걸쳐 발굴 조사가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좀돌날몸돌과 슴베찌르개 등 특징적인 석기가 출토됐고, 후기 구석기시대의 50개 석기제작소와 삼한시대(약 2000년 전) 집터 26개가 발굴됐다.

발굴을 진두지휘했던 이융조 교수는 당시의 발굴 작업 상황을 이같이 회상했다.

"수양개의 모습은 전형적인 시골 풍경이었어요. 물가에서 미역도 감고, 소가 풀을 뜯는 장면도 흔했죠. 발굴조사 현장에 가보니 수몰을 앞두고 이곳 주민들이 거의 이사를 했더라고요. 마침 집 한 채가 남아 있어 그곳을 발굴본부로 삼아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발굴조사에는 충북대학교 학생들 50여명과 주민이 참여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무모했구나 싶어요."

무모했다는 이 교수의 표현처럼 수양개 부근의 전역을 모두 손작업으로 발굴했다. 정성을 다한 만큼 구석기인들이 사용한 주먹돌과 돌촉, 사냥돌, 좀돌날몸돌, 슴베찌르개가 쏟아져 나왔다

1지구에선 후기 구석기시대의 50개 석기제작소가 확인돼 석기제작행위에 대한 연구에 획기적인 자료를 얻었다. 또 많은 연모가 발굴되었는데 그중 주먹도끼가 현재 대영박물관에 전시될 만큼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2지구는 삼한시대(약 2000년 전) 집터 26개를 발굴했고, 토기, 시루, 화살촉 등 생활연모가 발굴됐다. 현재 수양개전시관이 들어선 자리이기도 하다.

3지구는 현재의 수양개 강수면보다 45m 높으며, 강 자갈층에서 발견되어 약 30만년 전의 시대로 가늠되고 있고 기존의 주먹도끼보다 섬세한 주먹도끼가 발견돼 한국의 주먹도끼연구에 획기적인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이 교수는 "주먹도끼, 주먹칼, 긁개, 슴베찌르개, 좀돌날몸돌 등 구석기 연모가 다양하게 출토된 수양개유적지는 종류별로 일정지역에 밀집해 출토돼 전문적으로 석기가 제작되었음을 말해준다"면서 "수양개국제회의를 통하여 세계적으로 평가받는 이곳은 구석기 생활환경을 밝히는 데 중요한 유적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돌멩이가 옛날 사냥도구라고?

여행을 마치고… /

한건희 (창신초 4)


오늘은 학교를 가지 않는 날이지만 일찍 일어났다. 엄마와 동생 남희랑 버스를 타고 소풍을 가기 위해서다. 엄마는 아주 아주 옛날 사람들이 살았던 곳을 간다고 했다. 내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버스에는 엄마와 함께 온 친구들이 많았다. 큰 누나도 있고, 형도 있었다. 버스에서 가족을 소개하는 시간도 있었다. 마이크로 가족을 소개하는데 쑥스러웠지만 인사를 했다.

선생님은 오늘 가는 곳이 공룡이 살았던 시대라고 알려줬다. 그때는 집이 없어서 사람들이 동굴이나 강가에서 살았다고 했다. 옷도 없어서 나뭇잎이나 동물의 가죽으로 옷을 만들어 입었단다. 얼마나 애들은 창피했을까 생각했지만, 공룡을 볼 수 있었다는 생각에 부러웠다.

처음 간 곳은 수양개 전시관이다. 아주 큰 매머드가 서 있는 전시장에서 이융조 교수님을 만났다. 옛날 사람들을 찾는 데 아주 유명하신 분이시란다. 교수님은 우리가 온 곳이 구석기 사람들이 모여 살았던 곳이라며, 구석기 사람들이 살았던 집을 찾기 위해 3년 동안 땅을 파고 돌멩이를 조사했다고 하셨다.

동물 뼈와 식물의 씨앗 등도 보았는데 30만년전 사람들이 살던 집에서 발견했다고 하셨다. 내 주먹만한 돌멩이도 많았고, 뾰족한 돌화살도 보았다. 동물을 사냥할 때 사용했던 돌이란다. 전시관에서 나와 탐방대로 갔다. 교수님은 구석기 사람들은 강에서 주로 살았다고 하시며 바닥에 있는 돌 중에서 구석기 사람들이 사용했던 돌을 찾아보라고 했다. 나는 바닥에 깔린 돌덩이를 관찰했다. 학교에서 본 것과 비슷했다. 그런데 옆에 있던 친구가 뾰족한 돌을 주워 모두에게 자랑했다. 나도 찾을 수 있었는데 부러웠다.

관찰대에서 강도 보았다. 무심천보다 더 큰 강이었다. 교수님은 구석기 사람들이 그곳에 살았다면서 앞으로 고고학자가 되어서 옛날 사람들의 수수께끼를 풀어보라고 숙제를 주셨다. 빵을 만드는 요리사가 꿈인데 어떡하지 고고학자가 되면 공룡도 볼 수 있을까 동생 남희에게 고고학자가 되라고 말해야겠다. 즐거운 하루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