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보무사 <78>
궁보무사 <78>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5.08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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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부용아씨의 복수

게다가 오근장은, 겉 껍질위에 살짝 찍어 바르기만 하면 남자의 그것을 최소한 반나절내지 한나절 이상 꼿꼿한 대나무처럼 힘차게 세워줄 수도 있다는 신비한 기름을 옥성 성주 취라가 명기를 데려온 자들로부터 얻었다는 소문까지 듣고 나자 더욱더 화가 났다.

“세상에 놓칠 게 따로 있지, 그런 보물중의 보물 같은 걸 놓쳐. 아랫것들이 그렇게 눈치코치가 없으니 대체 내가 누굴 믿고 살아가.”오근장의 화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부하 창리와 장수 두릉은 도무지 어찌할 바를 몰라 그저 벌벌 떨기만 했다.

두 사람은 지금까지 오근장 성주를 줄곧 섬겨왔지만, 이렇게까지 그가 노여워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보니 두 사람은 티격태격하며 서로를 탓하기 시작했다.

“이봐! 내가 뭐랬었나. 그들이 값을 다소 세게 부르더라도 일단 우리 팔결성 안으로 데리고 오는 게 어떠냐고 내가 자네한테 물어봤지 않았나. 값이 너무 과하다 싶으면 우리 성주님께서 어련히 알아서 포기를 하시려고……. 그런데 그때 자네가 안 된다며 면박을 주듯이 딱 잘라 거절해 버렸지 않나.”“어허! 이거 누가 먼저 해야 할 소리인지 모르겠구만, 그때 자네가 가마 안에 타고 있는 명기라는 여자가 얼마나 인물값을 하는 지 알아봐야겠다며 오줌 누는 척 슬그머니 뒤로 돌아가서 살펴보고 돌아왔잖나. 그리고 돌아와서 내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애꿎은 한숨만 푹푹 내쉬며 벌레 씹어 먹은 표정을 짓고 있었으니, 난 그걸 보고 그 여자의 인물이 빠져도 한참 빠지는 줄로 알았지. 그리고 우리 둘이 그 여자를 포기하고 돌아올 때에도 자네가 그랬잖아? 저렇게 고양이 똥구멍같이 생겨먹은 여자를 팔결성 안으로 데려왔다가는 우리 성주님한테 귀싸대기 얻어맞을 뻔 했다고.”“어허! 그래도 자네 나이가 나보다 한두 살 더 많으니 그때 과감하게 밀고 나갔어야지. 명기라는 게 뭐 장마다 꼴뚜기처럼 흔한 것이던가?”“휴우! 그나저나 남자 그곳을 대나무쪽처럼 꼿꼿하게 세워준다는 기름 얘기는 또 뭐야.”“글쎄. 나도 생전 처음으로 듣는 얘기인지라. 나중에 소문으로 듣자하니 대나무를 뜻하는 죽(竹)자에다가 남자의 가운데 다리를 뜻하는 지(肢)자, 기름을 뜻하는 유(油)자를 쓴다고는 하더만.”“그럼 죽지유(竹肢油)? 그런 걸 진작에 알았어야지, 우리가 그때 그거 만이라도 빼앗아 두던가했지.”“그러게 말일세.”“그나저나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할 수 있는 건가. 제아무리 황소같이 거세고 드센 남자의 것일지라도 허연 가래침 같은 걸 일단 뱉아놓기만 하면 그 즉시 아래로 축 처지면서 힘이 쏙 빠지는 게 당연하거늘 어떻게 그걸 처발라서 반나절 내지 한나절 동안 대나무처럼 꼿꼿하게 세워놓을 수 있단 말인가?”“그러게. 나도 그 점에 대해서만큼은 도무지 이해가 안가.”“혹시, 글자 그대로 대나무에서 짜낸 기름이기 때문에 대나무처럼 꼿꼿하게 세워지는 건 아닐까?”“예끼! 이 사람아. 그러면 대나무 밑에 사는 남자들은 죄다 정력들이 넘쳐나서 그 마누라들이 헤벌레해가지고 그냥 쭉쭉 뻗어버리게.”“그럼 대체 그걸 뭐로 만들었다냐. 설마하니 암컷 수천마리를 혼자 거느리며 산다는 수놈 물개의 거시기를 뽑아내어 짓눌러 짜내거나 달달 볶아가지고 만들어진 기름은 아닐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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