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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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4.10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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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여름날이면 으레 무심천이라는 집 근처 작은 개울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물놀이를 하며 보낸 작은 추억이 있다.

그때는 그 물이 한강으로 흘러 바다로 가는지, 아니면 금강을 통하여 서쪽바다로 흐르는지 알 바 아니었다.

그냥 무심하게 흘러가는 물 자체가 작은 놀이공간이자 어린 삶의 훌륭한 터전이었다.

언젠가 그 물은 금강을 통해 서쪽바다로 흐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제는 금강유역 450만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환경보전 업무를 총괄하는 책임있는 자리에 앉게 되었다.

이리하여 나와 금강의 인연은 시작되었고, 그 연(烟)은 계속될 것이다.

적등강(赤登江), 웅진강, 백마강, 강경강(江景江), 진강(鎭江) 등으로 불려온 금강. 그 중 완만하게 굽이치며 흐르는 모습이 마치 비단과 같다하여 비단 금(錦)자를 써서 금강 혹은 비단강으로 불리게 되었다 한다.

역사적으로 금강에는 옛 백제인의 숨결이 살아 있어 그 아름답고 수려한 물줄기마다 찬란한 문화를 꽃피었고, 더 없는 깨끗함으로 충남·북과 대전, 전북지역 주민의 생명의 젖줄이자 삶의 터전이 되어왔다.

금강은 전북 장수군 장수읍 신무산에 있는 자그마한 뜬봉샘을 발원지로 한다.

그 샘을 나온 물줄기는 수분재에서 낙숫물을 더해 장수, 진안을 지나 용담호에서 잠시 쉬었다가 금산, 영동, 옥천을 거쳐 대청호를 들러 한숨을 돌린 후 한밭(大田)을 휘감아 돌아 공주, 부여를 지나 충남 장항에서 천리의 장정을 마치고 서쪽바다로 흘러드는, 말 그대로 ‘비단 같은 강’이다.

이러한 금강이 지난 1970년대 이후의 급격한 산업화·도시화 과정에서 환경오염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하여 특히 최근에는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의 본격적인 추진, 혁신도시·기업도시 건설을 통한 국가균형발전의 도모와 이에 따른 도로, 국가기간망 확충 등에 따른 개발수요의 폭증으로 심각한 환경훼손의 위험에 놓여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우리 금강유역 환경청에서는 모든 삶의 근원이자 터전인 물, 즉 하천을 중심으로 금강유역 환경보전을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을 수행하고 있다.

즉, 2000년에는 금강수계물관리종합대책을 수립하여 금강의 수질개선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고, ‘금강수계 물관리 및 주민지원 등에 관한 법률’을 2002년 7월부터 제정, 시행하여 금강에서 물을 공급받는 주민이 물사용량에 비례하여 내는 물이용부담금으로 하수처리장을 건설하고 수변구역 토지를 매입하여 숲을 가꾸는 등 다각적으로 금강의 수질개선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금강유역 수질개선을 위한 이러한 모든 노력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에는 아직 이르고, 금강을 살리기 위한 본격적인 대장정은 이미 시작되었지만, 갈 길은 멀고 때론 험난할 수도 있다.

우리 생명의 근원이자 삶의 터전인 금강의 수질개선을 위해서 각 지자체는 환경기초시설 개선 및 운영 효율화, 하수관거정비 등 오염물질을 줄이려는 노력과 함께 친환경적인 지역개발을 추진하여야 하고, 기업체에서는 버려지는 폐수를 재이용하는 등 오염물질 배출량을 감축하여야 하며, 지역주민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물의 소중함을 깨닫고 맑고 아름다운 금강을 살리려는 자세가 요구된다 하겠다.

아무쪼록 금강이 물고기를 잡고, 멱을 감으며 정겹게 놀던 어렸을 때의 추억이 되살아나는, 살아있는 ‘비단 같은 강’으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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