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 몰린 검찰, 이번엔 '스폰서 망령'
궁지 몰린 검찰, 이번엔 '스폰서 망령'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4.19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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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1심 무죄 판결로 궁지에 몰린 검찰이 이번엔 '스폰서 검사' 망령에 시달리고 있다.

19일 검찰 등에 따르면 MBC 'PD수첩'은 20일 방송을 통해 부산지역 건설업체 대표 A씨의 25년에 이르는 '상납 일지'를 폭로할 예정이다.

PD수첩 측은 A씨의 증언과 그가 기록한 문건 등을 토대로 검찰 고위간부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스폰서의 실체를 밝히겠다고 벼르고 있다.

A씨가 25년 간 만나는 검사들에게 술을 사고, 숙박을 책임지고, 성 접대를 하는 등 이른바 검사들의 '스폰서' 노릇을 해 왔다는 것이다.

반면 실명이 공개된 이들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고 대검찰청도 보도내용을 확인한 뒤 대응방안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PD수첩이 실명을 밝힌 B검사장은 "그가 갱생위원으로 있을 때 공식적으로 알게된 사이"라며 "허황된 사실을 제보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사기혐의 수사 중 '봐주지 않으면 과거 검사들과 있었던 일을 공개하겠다'는 식으로 나왔으나 원칙적으로 처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 전 총리 사건 등으로 인해 비난의 화살이 날아들고 있는 상황에서 보도가 불러올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도 감지된다.

'스폰서 검사' 논란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검찰은 지난해 해묵은 '스폰서 논란'으로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은 바 있기 때문이다.

총장에 내정됐던 천성관 전 중앙지검장이 지인 박모씨와의 불분명한 금전거래로 인해 '스폰서 검사'로 낙인찍힌 뒤 자진 사퇴한 것이다.

전직 부산고검 검사 C씨는 지역 건설업체 대표로부터 이 회사 법인카드를 받아 수년간 사용해 오다 적발돼 지난해 1월 해임되기도 했다.

민유태 전 전주지검장(검사장)도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1만달러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징계를 받게 되자, 사직하기도 했다.

1997년과 1999년 연이어 터진 의정부, 대전 법조비리 사건으로 이른바 '명절 떡값'과 '전별금'을 받은 검찰 간부들이 옷을 벗은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PD수첩의 '보도 예고'에 대해 "재판을 받고 있는 PD수첩이 검찰을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보자는 구속된 사기 피고인으로 검사를 협박한 사람"이라며 "그의 주장을 여과 없이 보도하는 것 역시 부적절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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