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섬세한 감성 '인간과 자연'을 말하다
女 섬세한 감성 '인간과 자연'을 말하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0.04.08 22: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영숙 시인 첫 시집 '우리가 눈물…' 내일 출판기념회
이영숙 시인(사진)의 첫 시집 '우리가 눈물을 흘리지 않아 강물도 심장이 마른다'(창조문학사)가 출간됐다.

지난 2003년 창조문학으로 등단해 청주에서 활동해온 시인은 여성의 섬세한 생태적 감성으로 생명의 근원을 물어온다.

시인은 "금강줄기를 따라 걷다가 강가에서 올갱이 잡는 노부부의 평화로운 모습과 행락객들이 버린 산더미같은 쓰레기가 대비돼 충격이었다"며 "신음하는 자연을 위해 눈물을 흘릴 때란 생각이 모아진 게 시집의 화두인 눈물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둥지를 벗어나 높은 곳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지닐 때 자신이 속한 세상이 보인다"는 시인은 "세상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눈물을 흘리지 않으면 살아가는 것이 삭막하게 변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며 눈물에 의미를 부여했다.

시인은 삶의 윤활유로서 눈물을 강조한다. 사랑의 이별이나 아픔의 눈물이 아니라 문명의 이기에 짓밟힌 자연의 생명을 위한 눈물이다.

"지금은 이웃을 위해 눈물을 흘리고 자연과 지구를 위해 눈물을 흘릴 때"라는 시인의 말처럼 시편마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상생하기 위한 눈물을 들려주고 있다.

본문은 4부로 엮었다.

1부 '여자가 알을 낳다'에선 생명의 근원을 여성성에서 찾고 있다. '알처럼 맑고 둥글어질 때 인간도 우주도 산다'는 시인의 한 줄 노트가 생명과 여성, 우주의 관계를 드러낸다.

2부 '벗겨지는 숲'은 도시화로 파괴된 자연의 모습을 담고 있고, 3부 '눈물'은 소통하고 서로에게 이르는 통로로의 눈물을 보여준다.

4부 '인공도시'에선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터전을 적나라하게 들춰냄으로써 자연으로의 회귀를 꿈꾸고 있다.

홍문표 평론가는 시집에 대해 "남성적이고 이성적인 문명의 횡포가 빚어낸 생태학적 위기를 시인은 강물의 심장마저 메마른 현실로 직시하면서 생명력의 근원인 여성성과 자연성의 복원을 말하고 있다"며 "눈물과 화해를 통해 너와 나, 문명과 자연, 주체와 타자가 상생하는 에코토피아 건설을 꿈꾼다"고 평했다.

"전문 독자들만의 시가 아니라 누구나 공감하는 쉽게 읽을 수 있는 시를 쓰고 싶다"는 시인은 "앞으로도 상생의 길을 열어가기 위해 생태적 페미니즘의 시에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숙 시인은 충북 청원 출생이며, 한국창조문학가협회 운영이사, 전국 비존재문학회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출판기념회는 9일 오후 6시 30분 청주 용암동 매직프라자 컨벤션홀에서 열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