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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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4.04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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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만성, 증상 심할때만 치료

정지인 <충북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소화기 내과의사로 주변에서 가장 흔히 듣는 증상들은 역시 '속'에 대한 것입니다. 속이 아프다, 속이 쓰리다, 속이 불편하다, 속이 더부룩하다. 속이 메스껍다 등…

여기서 말하는 '속'이란 주로 '위'를 두고 하는 얘기일 테지만 사실 여기에는 다양한 질환이 있을 것이고, 또한 치료도 다양할 것입니다. 하지만, 흔히들 약국에서 단순히 '위염'인 것 같다고, 어떤 종류인지도 모르는 '위장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뭐 워낙 흔한 증상들이고, 대부분은 별문제 없이 좋아지지만, 한 번쯤은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위염'에 대해서 쉽게 얘기해 보고자 합니다.

'위염(Gastritis)'이란 쉽게 말해서 '위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합니다. 내시경으로 보면 종류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위 점막(위의 가장 안쪽 층)이 벌겋게 부어오르면서 아픈 것을 말합니다.

그러면 위염은 왜 생기는 것일까요?

무엇인가가 위 점막에 자극을 주었고, 그 자극 때문에 위 점막이 손상되어 염증반응이 생긴 것입니다. 쉽게 비유해서 고춧가루에 맨손을 담그고 있다면, 그 자극에 의해서 손이 벌겋게 부어오르면서 아프겠죠 위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식적으로 아는 자극성 음식들 (고추, 후추 등의 매운 음식과, 너무 뜨겁거나 거친 음식들), 진통제와 아스피린 같은 약물, 음주와 흡연 등도 위 점막에 손상을 주고, 또한 스트레스 자체도 위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위염은 크게 급성위염과 만성위염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눈치 채셨듯이 급성위염은 금방 생긴 위염이고, 만성위염은 오랫동안 생긴 위염입니다. 하지만, 급성 위염이 오래되어서 만성 위염이 되는 것은 아니며, 두 위염에는 질환 자체의 차이가 있습니다.

급성이라는 말은 병의 진행 속도가 빠르다는 것으로 대부분 무엇인가를 잘못 먹어서 위염과 장염이 같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이런 경우를 급성 위장관염(AGE : acute gastroenteritis)이라고 부릅니다. '급체했다'는 표현도 아마도 이럴 때일 것입니다. 내시경에서는 주로 출혈성위염(Hemorrhagic gastritis)의 형태로 관찰되나, 내시경 검사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며, 대부분은 간단한 약물치료로 좋아지게 됩니다.

만성위염은 매우 흔한 병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맵고 짠 자극성이 많은 음식을 즐겨 먹는 경우에는 대부분이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만성 염증이 있다고 해서 모두다 치료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굳이 치료를 하지 않습니다.

특히 소화를 잘 못 시킨다거나, 더부룩한 증상들은 스트레스나 예민한 성격, 불안할 때 자주 나타나는 '신경성 위염(Stress induced gastritis)'으로 위장관 연동운동의 저하가 동반된 경우가 많아 이럴 때는 위염약과 위장관 운동을 좋게 해주는 약을 사용함으로써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만성위염에는 미란성 위염과 만성 표재성 위염, 위축성 위염, 장화생 위염 등이 있는데 특히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위축성 위염과 장화생 위염이 있는 사람에서는 일반인보다 위암의 발생 가능성이 크므로, 내시경에서 이러한 진단을 받았다면 적어도 1~2년 간격으로 정기적으로 내시경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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