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 비자금 알았나?", 검찰-현대차 '공방' 예상
>"정 회장 비자금 알았나?", 검찰-현대차 '공방' 예상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4.10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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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의 귀국 일성이 ‘비자금은 모른다’라고 나옴에 따라 현대차 비자금 수사가 검찰과 현대차 측의 공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통상 소환 대상자들이 혐의 사실에 대해 함구하는 것에 비추어 정 회장의 발언은 ‘적극적 부인’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8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기자들의 질문에 “물의를 일으켜 국민들께 죄송하다”며 “(입국을) 검찰과 사전 조율하지는 않았지만 검찰 수사에는 언제든지 응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그러나 비자금 조성 사실을 보고받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모른다”고 답했다.

향후 수사에서 현대차 비자금 조성 과정과 집행에 정 회장이 개입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글로비스 이주은 사장은 금고의 관리자에 불과하며 집행을 책임진 사람이 있었을 것”이라고 밝혀 ‘윗선’ 수사의지를 보인 바 있다.

정 회장의 개입은 그룹 차원에서 비자금 조성을 ‘기획’했다는 것이 되고 이것은 정 회장의 사법 처리와 직접 관련된 부분이다.

비자금 조성이 정의선 사장에게 경영권을 넘기기 위한 지분확대 수단이었다면 정 사장에 대한 사법처리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이 비자금의 존재에 대해 ‘모른다’고 발언한 것으로 보아 설사 비자금 조성과 집행 사실이 드러나더라도 현대차 임원 등이 자체적으로 계획, 실행한 것으로 몰아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편, 검찰은 글로비스, 현대오토넷에서 압수한 압수물 분석과, 김재록씨, 현대차 임직원에 대한 소환조사에서 비자금 조성에 그룹 최고위층이 개입했다는 일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의 칼날이 정 회장 본인까지 겨눠질지, 현대차 임원 선에 그칠지는 검찰이 확보한 증거의 능력에 따라 가려질 전망이다.

이 부분에서는 특히, 김재록씨와 정 회장의 관계가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재록씨에 대한 수사에 성과가 있다고 밝혀 온 검찰이 김씨와 현대차 비자금과 관련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살펴볼 예정이어서 비자금 용처와 관련된 단서가 포착됐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씨가 단순히 비자금을 받아 쓰는 로비스트에 머물지 않고 현대차의 경영권 승계는 물론 비자금 조성 등에 개입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하고 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 수사에서 김씨가 현대차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기획자’임이 드러난다면 수사는 당연히 경영권 승계에 사용될 비자금 조성, 정관계 로비 등에 김씨가 개입했는지 여부로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씨의 혐의가 확인된다면 정 회장과 김씨가 ‘친밀한 관계’라는 항간의 평가는 정 회장 혐의를 뒷받침할 정황이 될 수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정 회장은 김재록씨를 아느냐는 질문에도 “지나가다 몇번 악수나 할 정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정 회장과 정 사장에 대한 소환일정을 검토하고 있다”며 “출국 금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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