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강구연월을 기대한다
충청권 강구연월을 기대한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1.05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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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수홍 부국장<서산·태안>
2010년, 호랑이의 해 경인년이 밝았다.

호랑이의 기상을 품고 외치는 저마다의 소망도 함께 시작됐다.

흔히 한 해를 마감할 때가 되면 다사다난 등등 소회를 뒤로 하고 새해를 기약한다.

우리나라 지식인을 대변하는 교수신문은 경인년 새해 강구연월(康衢煙月)을 갈구했다. 새해의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 강구연월은 '번화한 거리에 달빛이 연기에 은은하게 비치는 모습'을 나타낸 말로 태평성대의 풍요로운 풍경을 묘사할 때 사용되는 경구다.

국내는 지난해 용산사태를 시작으로 4대강 문제, 세종시 문제까지 하루한날 편한날이 없었다. 오죽 시끄러운 정국이었으면 강구연월을 소망했을까.

지난해 충청권은 세종시 문제로 뒤죽박죽이었다. 충남지사는 지사직까지 팽개치며 원안사수를 외쳤다. 올해도 세종시 문제는 충청권의 핫 이슈가 될 전망이다.

충청권의 통일된 목소리는 아직 없다.

충남의 입장, 충북의 입장, 대전의 입장이 서로 다르다. 그렇다면 충청권의 한목소리는 요원한 것일까.

충청권의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다.

올해 6월 4대 지방선거가 있다.

세종시 문제는 올해 선거의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유선진당은 충남과 대전에서의 맹주 수성을 위한 정치적 시험대가 될 공산이 크다. 반면 충북은 민주당이 맹주다. 한나라당 또한 집권당으로서의 위상확립을 노리고 있다.

저마다의 입장에서 보는 충청권에 대한 정치적 셈법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그렇게 되면 충청권은 또한번 정치권의 입맛에 따른 잣대가 되는 또다른 피해자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이같은 가설(?)이 현실이 되면 충청권의 강구연월은 요원하다.

정부는 이달 중순, 세종시 수정안을 확정해 발표할 방침이다.

원안추진을 요구하고 있는 충청권의 입장과는 확연히 다른 내용이 담겨질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그동안 당의 운명을 걸고 투쟁한다고 외쳐온 자유선진당, 절대 불가를 외쳐온 민주당의 저항도 소용이 없는 형국이다.

절대권력자 대통령의 소신에 따른 세종시 원안 수정.

충청도 공주 출신 정운찬 총리는 취임 일성으로 세종시 원안보다 충청도를 살찌울 수정안을 준비하겠다고 외쳤다.

정부안 발표에 과연 무슨내용을 담고 있을까.

새해 벽두부터 충청권은 세종시 원안 수정안 정부 발표에 목매고 있다.

과연 총리가 설파한 내용을 담았을지 충청인들의 응어리진 가슴을 확 뚫어줄 내용을 담고 있을지 여부가 관건인데, 기대감은 그리 크지 않다고 보고 있는 게 주민들의 생각인 듯하다.

그렇다면 주민들의 저항 또한 클 것 같다.

여기에 편승하는 정치권까지, 정초부터 충청권은 또다시 요동칠 기미가 커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충남, 충북, 대전 등 충청권의 민심이 서로 다른 입장에 따라 갈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충청권은 핫바지, 멍청도 등 정치권의 잣대에 놀아나면서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한 점이 분명하다.

세종시 문제가 불거지면서 새로운 수식어가 등장했다.

엄청도가 그것이다.

정부에 대한 충청인들의 엄청난 저항을 경고하면서 나타난 새로운 수식어다.

엄청인들의 엄청난 저항을 잠재울 수정안은 과연 만들어지고 있는 것일까.

새해 벽두 정부가 발표할 세종시 수정안으로 충청지역에 강구연월의 기운이 퍼지기를 기대한다.

정치권의 정략적인 잣대가 있어서는 안 된다.

그 몫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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