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년(庚寅年) 지방선거 판도
경인년(庚寅年) 지방선거 판도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1.04 21: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스크의 주장
남경훈 <편집부국장>
폭설 속에 경인년(庚寅年) 새해 첫 업무가 시작됐다. 각 기관단체와 기업들은 일제히 시무식을 갖고 활기찬 새해 첫 문을 열었다.

그러나 올해 시무식이 예년과 사뭇 다르게 다가오는 장(長)들이 많다. 다름 아닌 오는 6월 2일 선거를 치러야 하는 선출직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다.

도민을 위하고, 시민과 군민을 위하는 행정을 올 한 해 동안 열심히 하겠다고 시무식을 통해 다짐을 했지만 마음은 벌써 선거판에 가 있는 것 같다.

원래 지방선거는 단체장과 지방의원들까지 뽑는 선거이지만 이번에는 교육감 교육의원까지 모두 8개 선거가 동시에 이뤄진다. 그래서 공직자 선출규모가 전국적으로 4000여 명이나 된다. 출마자만 해도 1만명 정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전 충남·북 충청권도 520여개 자리에 이른다. 지난 지방선거 평균경쟁률 3.12대 1을 감안하면 적어도 1600명가량이 후보로 등록해 선거에 나설 전망이다. 정당 공천까지 감안하면 선거에 목을 매는 예비후보군들은 많게는 5000명까지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릇 '선거의 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정당 입장에서는 이번 지방선거가 단순한 시·도지사나 시장·군수를 뽑는 선거가 아니라 대선, 총선 승리로 가는 길이라고 할 수가 있다. 그래서 선수보다는 벤치의 코치들이 더 바쁜 한해가 될지도 모른다. 국회의원이건 대선후보건 간에 자기 당이나 계파소속 시장 군수들이 많이 당선이 돼야 앞으로 선거 때 도움을 받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마다 항상 불안한 것은 집권여당이다.

지난 선거를 보면 야당의 '견제론'이 상당히 먹혀들었다.

서울시장 선거만 봐도 과거에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에 치러진 98년 지방선거 때 고건 시장 경우만 빼고 조순 시장, 이명박, 오세훈 시장 등 모두 야당 후보가 당선이 됐다. 이 정부들어서 치른 국회의원 재보선도 야당이 계속 이겼다.

더욱이 이번에는 세종시라는 넘어야 할 큰 산이 한중간에 자리를 잡고 있다. 한국적 특수한 정치 지형 속에 충청권의 대혼란이 예상된다. "벌써 세종시를 놓고 몇번째 충청도민을 울궈먹는지 모르겠다"는 푸념도 나온다.

현재로서 여권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민주 선진 민노 진보신당 등 야 4당이 이 문제를 놓고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해서 대여공세 수위가 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도 이런 점을 예민하게 주시하고 있다.

그렇다고 충청권에서 야당의 압도적 승리를 장담키가 어렵다. 현직 광역단체장들이 한나라당을 유지하고 있고, 당적을 옮길 가능성도 높지 않다.

현직 프리미엄도 엄연히 존재한다. 이완구 전 충남지사도 지사직은 놓았어도 한나라당이라는 끈은 놓지 않았다. 보다 심도있게 분석해 봐야 할 대목이다.

여기에 충북에서는 세종시에 대한 온도차가 대전 충남과 비교될 정도로 나타나고 있다. 세종시만 놓고도 이처럼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고 있다. 또 청주청원 통합도 관심사다. 만약 통합이 이뤄질 경우 공(功)이 어디로 돌아가냐도 선거판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따라서 이번 지방선거의 판도를 가늠키가 어렵다.

원래 정치는 생물이고 또 앞으로 5개월 뒤라면 우리 풍토에서는 아직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서서히 선거 소재들이 모습을 드러낼 채비를 하고 있다.

이런 복잡한 상황 속에 유권자들은 중앙 정치권과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수족(手足)이 될 인물들을 더 이상 뽑아서는 안된다. 진정한 지역사회 발전과 지역살림을 꼼꼼히 챙기는 후보들을 찾아내야 한다. 그 몫은 모두 유권자에게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