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그리고 친구삭제
동료 그리고 친구삭제
  • 안병권 기자
  • 승인 2009.12.29 2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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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안병권 부국장 <당진>
타인의 기대나 관심 때문에 능률이 오르거나 결과가 좋아지는 현상을 '피그말리온 효과'라고 한다.

부모나 교사, 직장 상사나 동료가 나를 존중하고 나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으면 기대에 부응하는 쪽으로 노력해 그렇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믿음은 생각에 영향을 끼치고, 생각은 말하는 방식을 바꿔 놓고, 말하는 방식은 세상을 받아들이고 인식하는 방법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달라지면 남들이 나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내가 남들을 대하는 방식도 달라지게 된다.

모든 현상과 사물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고, 그 에너지의 영향력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가슴 뛰는 비전이 있느냐, 없느냐의 여부가 한 사람의 운명을 바꿔놓고 세상을 바꿔놓는 일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비전과 함께 세상을 바꿔놓는 일에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주변의 동료들이다. 자신이 주인공임에는 틀림없지만 주인공 못지않은 조연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유명세를 타는 사람을 보면 동료효과가 항상 빛을 발한다. 개인은 물론이고 스포츠스타, 연예인 등의 사례에서도 나타난다. 그만큼 어떤 동료가 있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는 이야기다.

건전한 경쟁의식과 멘터 역할의 좋은 동료를 만난다는 것은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감성과 인간성이 전달될 때 사람은 행동으로 이어지고 그 행동이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게 된다. 감성이 동반한 소통이 작용한 때문이다.

동료의 존재는 사람과의 관계로 좋은방향으로 전환일 때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 여기에 공정한 가운데 윈-윈의 환경이 조성되면 긍정적 효과는 더욱 커진다.

동료효과를 말할 때 절묘한 팀워크를 이루는 남극의 황제펭귄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남극 황제펭귄들은 추위를 달래기 위해 무려 수천 마리가 모여든다. 수천 마리가 한곳에 모이다 보면 체온이 형성된다. 황제펭귄들은 이 체온으로 남극에서 편안히 휴식과 수면을 취할 수 있다고 한다. 더 놀라운 것은 무리가 교대로 바깥쪽을 지켜 안쪽의 펭귄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서로 제살길만 찾겠다고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과 비교할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옥스퍼드대학이 출판하는 옥스퍼드 사전이 지난달 '2009 올해의 단어'로 '친구삭제'를 뜻하는 'UnFriend'를 선정했다.

이 단어는 소셜네트워킹 사이트인 '페이스 북' 등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기존에 등록한 친구를 자신의 친구목록에서 삭제한다는 뜻이다.

친구삭제는 기존의 'Friend'라는 단어에 'Un'을 붙인 신조어다. 이를 선정한 크리스틴 린드버그 수석 사전편찬자는 "이 뜻이 충분히 이해되고 있어 현대적 동사형으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친구삭제라는 단어는 통용성과 앞으로 자주 사용할 잠재력을 모두 갖춘 것으로 판단했다.

17세기 이후에는 동사로 쓰인 적이 없는 명사 friend에 접두사 un을 붙여 동사화한 것도 우스꽝스럽지만 멀쩡한 친구를 왜 친구 목록에서 삭제하는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세태가 그리 바뀌었음을 한 단어로 명쾌하게 선정한 것으로 보인다.

친구, 동료라는 긍정적인 단어가 점차 사라지는 현상이 영 마땅치 않다. 주변에 진정한 친구와 동료가 아직도 많이 있기에 더욱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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