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이번 주 사퇴"…도민 "사퇴 반대"
이완구, "이번 주 사퇴"…도민 "사퇴 반대"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12.01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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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충남도지사가 이번 주 내로 사퇴한다.

이 지사는 1일 충남도청 대강당에서 지역 지도층 인사 500여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개최하고 여론을 청취한 뒤 마무리 발언을 통해 "이번주 내에 결심을 밝히겠다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말로 이야기 하는 것보다는 이제 몸으로 이야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행정도 중요하지만 충청을 대변하고 있는 도백으로서 충청의 영혼과 자존을 지키는 것도 대단히 중요한 가치"라고 말했다.

그는 "행정이나 외자유치도 중요하지만 우리를 지배하는 자존심과 영혼이 무너지면 그 모든 것이 무너지는 것"이라면서 "하루이틀 더 고뇌의 시간을 갖고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행사를 마친 후 곧바로 기자실을 들른 자리에서도 "지사직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소중한 것도 있다"고 말하고 "오늘 어른들의 의견은 잘 들었고 마음의 결정도 이미 했다"며 사퇴의사를 재확인 했다.

한편, 이날 열린 간담회에서는 지역 인사들의 지사직 사퇴 반대 의견이 대세를 이뤘다.

충남도의회 강태봉 의장은 "이 지사는 충남도를 다른 지방정부보다 역동적으로 이끌어 외자유치와 기업유치 2전국 1위로 만들었다"면서 "이지사가 사임보다 끝까지 세종시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한만큼 지시직 사퇴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행복도시원안 추진촉구 교수단 육동일 교수는 "국토균형발전의 꿈이 백지화되고 무력감과 자괴심에 빠지고 있다"며 "정부가 효율성에 집착말고 다양한 상위가치들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약속대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박응진 논산문화원장은 "이 지사는 도민과 약속한 기간동안 도정을 이끌기로 하고 표를 받은 만큼 임기를 못채우는 것은 공인으로 맞지 않는다"며 "참기 어려운 상황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수모를 참고 세종시를 지켜내는 지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준원 공주시장은 "모두가 모인 비상상황을 돌이켜보면 왜 그런 것인지 착잡하다"면서 "지사가 결단을 내린다면 내리는 것이겠지만 자존심을 걸고 원안을 지켜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준배 시군의회 의장협의회장은 "지난 대선때 이명박 대통령 당선시켜달라고 운동을 해서 손이 겨울만 되면 퉁퉁 붓는데 왜 그랬을까 후회된다"며 "이 지사가 사표낼 것이 아니라 대통령 탄핵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마곡사주지 원혜 스님은 "사회라는 타이타닉호는 잘 가다가 빙산에 의해 좌초되고 만다"며 "약속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수덕사주지 옹산 스님은 "배가 산으로 가지 않도록 도민과의 약속을 지키고 세종시가 원만히 성취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독교 도 연합회장 이성수 목사는 "세종시가 충청도에 더 이상 상처주는 방향으로 가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재향군인회 김선림 회장은 "강한 충남을 주장하는 분이 이런 일로 사퇴하면 안된다"면서 "더 나은 충청을 위해서라도 이 지사를 우리나라 지도자로 키워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휘 지체장애인협회장은 "핫바지 취급하더니 자존심마저 뭉개버렸다"며 "신의를 받지 못한 사람이 사퇴할 일이지 지사가 사퇴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개인택시 아산시 지부장 강준규씨는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린 대통령이 먼저 사퇴해야 한다"며 "이 지사가 어떤 결단을 내려도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다.

상이군경회 이기형씨는 "지사가 무슨 죄가 있나. 마음껏 거부하고 투쟁한 이 지사는 아무 책임이 없다"면서 "올해 겨우 첫삽을 뜬 도청도 세종시 꼴이 나는 것 아니냐. 500만 충청민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이밖에 충남 버스조합장 이준일 씨는 "도민이 이지사의 보호자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충남노인회 송태진 씨는 "도정을 수행하다 어려운 일이 있다 해서 도민합의 없이 사퇴할 수 없다"며 "지사는 자의에 의해 사퇴할 권리가 없는 자리"라고 말했다.

진영은 연기군의회의장은 "이지사가 원안을 지키는 것과 지사직을 사퇴하는 것 가운데 무엇이 더 소중한 가치인지 잘 생각해 줬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 말미에는 김명숙 청양군 의원이 발언을 자청해 "간담회가 세종시 원안을 반대하는 자리인지 도지사직 보존을 위해 자리를 지켜 달라 선거 운동을 하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발언자 대부분이 이 지사 사퇴를 만류하는 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 한때 소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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