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경 술 세상
요지경 술 세상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10.29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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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영의 에세이
김우영 <소설가>

"Drink to me!"

이 말은 파블로 피카소가 임종 때 한 말이다. 훗날 영화배우 더스킨 호프먼이 폴 매카트니에게 피카소의 죽음에 대한 노래를 기념으로 하나 지어 달라고 부탁해서 '폴 매카트니와 윙'이란 그룹의 노래 제목이 되기도 했던 말이다.

"아 술 맛이 좋아, 고마워!"

이 말은 독일 신(新)고전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애주가 브람스가 간암으로 임종할 때 술 한 컵을 들이키고 한 말로도 유명하다.

로마의 저술가 '플리니'가 쓴 역사책을 보면 클레오파트라가 어느 날 마크 안토니를 위한 저녁 파티에 거금을 썼다고 쓰여 있다. 파티 장면을 묘사한 것을 보면 장미 꽃잎을 마루에 깔고 금과 새의 깃털로 장식한 무희, 마술사와 코끼리의 곡예, 일천 명이 넘는 하녀가 두 사람의 온갖 시중을 다 들고 또 끝없이 휘황찬란한 고급의 향연은 이루다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이 향연으로 클레오파트라와 마크 안토니는 결국 연인이 되었다. 안토니는 클레오파트라에게 사랑의 대가로 시이프러스 섬, 페키니아, 시리아, 아라비아 일부, 그리고 시칠리아를 선물 한다.

그들의 향연은 대개 향초 잔으로 축배를 들고 그들이 소유한 작은 왕국의 값에 해당하는 고귀한 목걸이를 하나씩 글라스에 넣어 마셨다. 진주는 탄산염 성분으로 초속에 용해된다. 이러한 향연은 중세기에 많은 액체 금에 대한 논란을 불러 일으켰고, 르네상스 시대에는 이런 금제 칵테일로 환자를 치유한 기록도 있다. 루이 11세도 액체 금의 칵테일을 마셨다는 기록이 있다.

스코틀랜드 액트릭 강가에서 낚시를 하던 사람들은 어느 날 상류로부터 산 물고기들이 비실거리며 떠내려 오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낚싯대를 던져 버리고 손으로 고기를 잡았다. 잡고 보니 물고기는 완전히 술에 취해 있어 술 냄새가 나는 것이었다. 어느 강 상류에 있는 위스키 공장의 실수로 위스키의 원액을 다량 강으로 흘리게 된 것이 원인이었다. 사람들은 물고기를 잡아서 기뻤지만, 정당치 못하다 판단하여 깨끗한 물에 씻어준 뒤 다시 강으로 돌려보내 주었다.

남아프리카의 크루거 국립공원에서는 술 취한 코끼리가 큰 문제라고 한다. 공원 변두리에 번성하는 마룰라 나무의 단 열매를 특히 좋아하는 코끼리는 그 과일을 따 먹고 갈증을 느끼게 된다. 목이 마른 코끼리들은 근처의 늪지대로 몰려가 물을 들이켜는데 과일의 당분이 내장에서 발효되면 코끼리는 광란하게 된다는 것이다. 술 취한 코끼리의 울음소리는 수마일 떨어져서도 들을 수 있으며(트럼펫 소리 같은)자제력을 잃고 막 날뛰고 비틀거리다가 결국은 인사불성()이 되고 만다. 그런 야단법석으로 코끼리 자신도 다치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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