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흥이방죽 데크설치가 안되는 이유
원흥이방죽 데크설치가 안되는 이유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10.22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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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원흥이방죽에 관찰용 데크를 설치하는 문제를 놓고 청주시와 환경단체가 대립하고 있다. 방죽을 둘러서 데크를 설치하겠다는 청주시에 대해 환경단체가 '절대 불가'로 맞서고 있다.

두꺼비의 대규모 산란지인 원흥이방죽은 어느덧 국내에서도 최고로 인정하는 도심 생태보전 운동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택지개발에 의해 없어질 뻔했던 이 방죽이 지금처럼 보존되기까지의 험난한 과정은 재론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현지를 한 번이라도 직접 방문한 사람들은 모두 공감하는 것이지만 현재 이곳은 바로 인접한 아파트 단지 및 법원 검찰 청사와 어울려 도심 속의 아름다운 자연을 맘껏 연출하고 있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두꺼비가 산란하고 여러 종의 물고기가 자생하는가 하면, 간간이 물새들도 찾아오는, 말 그대로 생태계의 보고가 된 것이다. 이런 곳에 다시 데크시설을 추가한다는 발상은 아무래도 무리다. 원흥이방죽의 두꺼비 생태를 좀 더 가깝게 관찰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취지이지만 이럴 경우 그나마 어렵게 유지되는 방죽의 생태적 건강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할 수 있다.

이미 원흥이방죽엔 옹벽이나, 관찰로, 벤치 등 인공 구조물이 다수 조성돼 있고, 시민들이 방죽을 관찰하는 데도 별다른 불편이 없다. 엄밀히 말하면 지금의 시설물도 방죽의 생태계에 위협적인 존재가 되고 있다. 실제로 이런 것들이 총체적 원인이 돼 원흥이방죽에서 산란하는 두꺼비가 매년 큰 폭으로 감소하는 추세여서 자칫하다간 방죽 보존의 본질자체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

만약 이곳에 계획대로 데크가 들어선다면 두꺼비에 대한 악영향은 물론이고, 불현듯 나타나 시민들에게 감동마저 안기고 있는 물오리나 논병아리 같은 물새는 아예 사라질 수가 있다.

사정이 이런 데도 청주시가 굳이 이곳에 데크설치를 고집하는 저의(?)가 궁금한 것이다. 그러잖아도 손바닥만한 방죽이 사방 건물 숲에 묻혀 안쓰러운 판에 데크까지 설치하겠다는 발상은 인간의 이기로밖에 볼 수 없다. 꼭 물속까지 가까이 들여다 봐야겠다는 의도가 마치 사람들의 몹쓸 버릇인 관음증(觀淫症)을 보는 것같아 안타깝다. 현명한 판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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