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따라 살아야 잘 살 수 있습니다
철 따라 살아야 잘 살 수 있습니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9.14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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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백영기 <쌍샘자연교회 담임목사>
더울 땐 좀 덥게 살고 추울 때는 좀 춥게 살아야 한다던 어른들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그 이유야 말하지 않아도 잘 알 것입니다. 세상은 일정한 법칙과 질서가 있고 그 가운데 모든 생명체는 살아갑니다. 물론 인간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추운 겨울을 견뎌내야 하고, 무더운 여름을 통과해야 합니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추위는 이기고 더위는 피해가라'고 했던가요.

이런 것이 삶을 살아가는 지혜가 아니겠습니까 자연친화적인 삶을 산다는 건 바로 이러한 계절의 변화를 잘 적응해 간다는 말일 것입니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추위를 바꿔 따뜻한 겨울을 나기 원하고, 더운 여름은 시원하게 지내기 위해 온갖 여러 가지 장치와 준비를 합니다. 물론 어느 정도는 필요하겠지만 사람의 욕심이 끝이 없는지라 그 정도가 지나치다는 말입니다.

몇 해 전 여름에 우리 교회로 수련회를 온 어느 교회는 2박3일 간의 기간 동안 에어컨을 설치하고 지내다 갔습니다. 돈이 없다고 사용료를 깎아달라더니 설치에만 20만원 들고 전기 사용료 등 만만치 않은데. 그렇게 잘 지내다가 갔습니다. 중요한 실내 프로그램이 있어서 그런다기에 허락을 했지만 아무래도 잘못한 거 같아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몸이 조금만 불편하고 힘들면 그걸 곧장 기계와 문명으로 바꿔 편리함과 손쉬운 쪽을 택하는 인간에게 과연 이것이 축복이고 바른 선택일까 곰곰이 생각해보지만 아무래도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필요하고 더 좋은 결과를 만드는 일도 많습니다. 그러나 무분별한 경우도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시편 1편을 보면 '복 있는 사람은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시절을 좇아 과실을 맺고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 같다.'고 했습니다.

시절을 따라 산다는 말이 참 좋습니다. 사실 도시에서 살다보면 겨울 여름이 문제가 없습니다. 집 안에만 들어가면 한겨울에도 반팔로 다니고, 여름이지만 춥다고 할 정도입니다. 도시의 삶이 너무 덥고 찌니까 어쩔 수 없이 에어컨을 가동하는데 그건 더욱 도시를 뜨겁게 달구는 일이며, 잘못을 악순환 시키는 일이 되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가 태풍의 주범이라고 합니다. 해수면의 온도가 0.5도 상승하면 열대성 폭풍의 파괴력이 2배로 커진다고 합니다. 지난 번 미국 남부 해안지방에 들이닥친 '카트리나'는 엄청난 사상자와 피해를 남겼습니다. 전 세계는 지금 자연재해로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하나님이 주신 자연의 질서를 거스르지 말고 시절을 따라 살도록 해야 합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봄처럼 여름처럼 살아가는 것은 가장 건강하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광우병, 조루독감, 신종 플루는 우연이 아닙니다. 욕심을 부린 인간이 빚어낸 결과들입니다. 가축도, 땅도 모두가 생명체요, 그들이 감당할 정도가 있는데 우리는 자연의 질서와 법칙을 무시한 채 더 많은 걸 얻어내려고 착취해 왔습니다.

지금이라도 인간은 정신을 차리고 헛된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돈이나 권력보다 더 중요한 것이 목숨이요 생명이고, 평화와 행복이 아니겠습니까 도대체 무엇을 얻고자 이 모든 것을 버리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미 하느님은 모든 걸 주셨는데 그걸 더 많이 차지하겠다고 싸우는 인간이 참으로 안타깝고 불쌍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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