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소금을 가지고 있다.

낡고 오래된 창고 안에는소금덩이들이 무더기로 부려져 있다.

소금창고를 물려받던 열댓 살 무렵소금 저장법을 알리 없는 그녀는시도 때도 없이 녹아 흘러버리는 소금을어찌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그런 탓에소금물은 그렁그렁 녹아내리기 일쑤였다쑤그녀가 아들을 잃고 남편이 떠나던 이십여 년 전무심코 열어본 소금창고에서는짜디짠 소금물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창고의 문은 여간 닫히지 않았고곁에 있던 사람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였다.

그녀의 눈 속에는 소금창고가 있다.

이맛살과 눈주름이 폭삭 내려앉은 창고 안에는넘실넘실 녹아나가는 소금물을꾹꾹 눌러 말린 소금들이 켜켜이 쌓여 있다.

누렇고 검게 그을린 소금덩어리

<감상노트>

  아들 잃고 남편 떠나보낸 여자에게 소금이 한 짐이다.
소금장수 만나 살면 될 것인데, 자꾸만 녹아내리는 소금물을 거느리며 살았구나. 어려서 저장법을 알지 못한 채, 모질게 흘러간 시간의 부패를 막으려고 그렁그렁 눈물이 흘렀구나. 아, 그 때마다 눈가엔 소금이 지천이었으리라. 그래도 하늘에서 받은 목숨이라고 흐르는 소금을 모아 놓은 덩어리가 누렇고 검은 소금의 집을 지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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