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인생의 문 여는 열쇠인가
대학은 인생의 문 여는 열쇠인가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8.11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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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최현식 <주성대 보건행정과 교수>
지난 주말에 지인들과 부부모임을 가졌다. 여름휴가를 겸한 모임으로 예년과 같이 가족모임으로 진행했으나, 무언의 약속이라도 한 듯 세 가족이 모두 자녀들 없이 부부만 참석했다. 이런 현상은 자녀의 성장에 따라 부모와 동행하는 여행보다 친구들과의 만남을 선호하고, 고학년이 될수록 학원과 학교 보충수업을 수강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부만의 모임이 홀가분한 점도 있었으나 이런 저런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자녀에게 부모의 의미는 무엇인가?", "인생의 종착점이 대학이라 인식되는 교육현실은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대학은 그들에게 인생을 보장하는 행운의 열쇠가 되어주고 있는가"

대부분의 고등학교가 8월 넷째주부터 개학을 한다. 개학과 동시에 고3 수험생들은 다음 달 9일부터 시작하는 수시원서 접수를 위해 대학의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듯 대학별 수시전형을 검토하고 정보를 수집하고 지인을 동원해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다.

대학입시제도는 전형과 선발방법이 다양해 학부모조차 설명을 듣지 않고는 자녀에게 조언하기가 힘들 정도로 복잡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선발 비율을 임기 내에 획기적으로 높이겠다고 밝히면서 더욱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선발인원이 지난해 40개대학 4555명에 비해 무려 4.5배 늘어난 47개 대학에서 2만690여명을 선발하는 입학사정관 제도 및 가군, 나군, 다군으로 분류되고 있는 대학분포, 수시모집과 정시모집 전형, 백분위와 표준점수가 표기되는 수능성적표 등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많은 입시의 변수가 존재한다. 입시변수 중에서 어떤 변수가 수험생에게 유리한지 확신을 가지고 준비하기란 불가능하다.

다양한 입시제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반문하고 싶다. 일반적으로 수험생이 대학에 진학하면 누구나 "어느 대학 갔대 하고 묻곤 한다. 어느 대학의 졸업생이냐가 주는 인센티브는 사회생활에 큰 영향을 준다.

대학의 구성은 학과 배치가 근간이며, 설치되어 있는 학과는 세부전공으로 분류되어 있어 교육과정 및 교수 인프라, 교육환경이 구축돼 있다. 그러므로 대학의 인지도뿐만 아니라 학과의 특성화된 세부전공도 수험생 입장에서는 졸업 후 진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수험생과 학부모는 대학졸업 후 진로에 대한 막연한 계획만을 가지고 대학 선택을 우선시한다. 올 초에 신문지면에 광고로 촉발된 경영학과에 대한 서울의 우수대학들의 네거티브 홍보전을 보면서 대학 나름대로는 특성화된 학과로 홍보하고 있으나, 면밀히 살펴보면 경영학 분야에 관련된 모든 영역을 포함하고 있어, 과연 수험생들이 광고를 통해 적성과 희망 직종에 부합되는 선택이 가능한지 의문시 되며, 대학들은 경영학 분야에서 어느 세부전공분야로 특성화하려는 것인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런 대학입시의 현실 속에서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정부가 대학정보공시제도를 통해 대학 및 학과의 현황을 객관적이며 사실적 자료를 '대학알리미'라는 사이트에서 제공하고 있다. 또한 대학 및 학과 홈페이지를 통해 학과 교수의 프로필 및 활동사항, 취업처 등을 검토해 본다면 학과선택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대학에 진학한다는 것은 인생을 열어주는 열쇠를 준비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어느 대학을 선택하느냐보다 자녀의 능력에 부합되면서도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학과를 우선 선택하라고 권하고 싶다. 왜냐하면 지금 자녀의 학업성적이 부족하다 해도 하고자 하는 의욕과 동기가 주어진다면 미래의 학업연장 기회는 언제나 열려 있으며, 대학진학은 시작일 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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