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영계의 큰별 지다
한국 수영계의 큰별 지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8.04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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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오련 향년 57세… 해남 자택서 심장마비
한평생을 수영에 바쳤던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사진)이 57세로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조오련은 4일 오전 11시 전남 해남군 계곡면 집 방 안에서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둘째 아들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조오련은 평생 수영에 몸을 바친 수영인이었다. 일곱살 때부터 수영을 시작한 조오련은 18세 때 서울로 상경해 본격적으로 수영을 시작했다.

어렵게 수영 훈련을 했던 조오련은 1970년 방콕아시안게임 자유형 400m와 15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한국 수영 스타의 탄생을 알렸다.

조오련은 1974년 테헤란아시안게임에서 자유형 400m와 1500m에서 또다시 금메달을 획득, 2연패를 달성하며 '아시아의 물개'로 거듭났다.

올림픽에서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조오련이 한국 수영에 미친 영향은 지대했다.

1978년 은퇴할 때까지 조오련은 50개의 한국기록을 갈아치우며 한국 수영 발전에 한몫을 했다.

은퇴 후에도 조오련은 수영을 놓지 않았다.

1980년 13시간 16분만에 대한해협을 횡단하며 바다에 도전하기 시작한 조오련은 1982년 도버해협 횡단에 나서 9시간35분의 기록으로 횡단에 성공했다.

이후에도 조오련의 수영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다. 2000년 대한해협을 재횡단한 조오련은 2003년 8월 강원도 화천 비무장지대에서 여의도까지 한강 600리를 수영으로 완주하며 한국인의 기상을 과시했다.

조오련은 2005년 두 아들과 함께 울릉도와 독도 93km를 18시간만에 횡단하며 '독도가 우리땅'임을 온몸으로 입증해 보이기도 했다. 그해 조오련은 제주도 모슬포에서 마라도를 종단하는 프로젝트까지 완수해 냈다.

2008년에도 조오련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조오련은 지난해 7월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독도 33바퀴를 헤엄치는 대장정을 마쳤다.

당시 조오련은 7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하루에 5~6km씩 물살을 가르며 애국심을 만천하에 알렸다.

지난 4월 조오련은 내년 여름 자신의 대한해협 횡단 30주년과 광복 65주년을 기념해 대한해협 횡단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독도 33바퀴를 헤엄치는 프로젝트를 마친 뒤 무기력감에 빠졌던 조오련이 무기력을 딛고 내세운 수영 인생의 마지막 도전이나 다름 없었다.

당시 조오련은 "장년 한국의 힘을 보여주고 나의 수영인생을 마무리하겠다"며 사실상 마지막 도전임을 내비쳤다.

조오련은 내년에 있을 도전을 위해 제주도에 캠프를 차리고 체력 훈련에 매진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장정을 1년 앞두고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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