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전용택시 ‘핑크택시’ 레바논 첫 등장
여성전용택시 ‘핑크택시’ 레바논 첫 등장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7.27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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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에 여성전용택시가 등장했다. ‘바넷 택시(Banet Taxi)’, 일명 ‘여성택시(Girl Taxi)’로 불리는 이 택시는 운전자도 여성이다.

월 스트리트 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월드뉴스 톱으로 “지난 3월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 여성전용택시 서비스가 첫 등장했다”며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택시”라고 소개했다.

나왈 파크리씨(45)가 푸조 차량 3대로 시작한 ‘바넷 택시’는 색깔도 핑크이고 운전기사들은 하얀 티셔츠에 핑크색 넥타이와 핑크색 꽃장식을 머리에 꽂고 있다. 여성인 파크리 사장은 ‘핑크가 여성의 컬러이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말했다. 현재 차량이 15대로 늘어나 24시간 교대제로 운영하는데 여름 안으로 24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베이루트는 택시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대부분 차량이 고급 벤츠이고 승객들은 거리 어디서나 쉽게 택시를 잡을 수 있다.

바넷 택시는 여성 고객들의 안전을 위한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인 셈이다. 중동 지역에서 여성들을 위한 전용차량은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와 이란의 테헤란, 이집트의 카이로 등지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다.

여성택시에 대한 만족도는 고객과 운전기사 모두에게 높은 편이다. 택시기사인 마야 부하이다이씨(34) 씨는 “레바논에서 얼마 안 되는 여성전용택시 기사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는다. 여성고객들과 수다를 떨며 운행하는 일이 즐겁다”고 말했다.

승객인 사마하씨는 “여성 기사가 운전하는 차를 타면 마음이 편하다. 열다섯살 된 딸아이가 택시 탈 일 있을 때는 항상 바넷 택시를 이용한다. 그래야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고객들은 다양하다. 부드러운 운행을 원하는 중년의 여성들과 밤늦게 파티를 마치고 귀가하는 젊은 여성들, 때로는 유치원 여아들을 동반하는 선생님들까지 고객층이 다양하다.

레바논은 일반 택시에서 여성들이 성추행을 당하는 비율이 높지는 않지만 완전히 마음 놓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야스미네 하자르씨(23)는 “친구 중 상당수가 남성 택시기사에게 성희롱을 당하는 등 위험한 일을 겪은 경험이 있다. 나도 열다섯살 때 납치될 뻔 했지만 갖고 있던 칼로 위협해 간신히 탈출한 적이 있다. 핑크택시는 정말 반가운 존재”라고 말했다.

레바논의 여름 관광산업은 17억 달러 규모로 이중 30%는 무슬림 지역의 관광객들이 차지하고 있다. 파크리 사장은 상반기 영업 실적에 만족하고 있다. 올 매출이 최소한 20만 달러가 예상돼 연내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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