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뒤흔든 여장부의 삶 재조명
역사를 뒤흔든 여장부의 삶 재조명
  • 김금란 기자
  • 승인 2009.07.22 2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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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소서노 등 출판 잇따라
21세기는 여성들의 역할과 참여가 그 어느때보다 활발하다. 국무총리는 물론이고 장관, 국회의원을 넘어 이제는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들이 가진 특별한 능력들을 꽃피우고 있다. 신사임당의 얼굴이 들어간 5만원권 신권이 발행됐는가 하면 요즘은 4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드라마 선덕여왕이 화제다. 올초 종영된 천추태후 또한 여성의 리더십을 드러내기에 충분했다. 드라마를 통해 친숙한 여걸의 모습을 책으로도 만날 수 있다.

◇ 선덕여왕(류은경 저·MBC프로덕션·344쪽·1만2000원)

MBC 특별기획 드라마 '선덕여왕'의 원작소설. 드라마의 시놉시스를 바탕으로 소설화한 책이다. 삼국통일의 초석을 다진 우리나라 최초의 여왕 선덕. 이 소설은 선덕여왕을 쌍둥이로 설정해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 대권을 차지한 선덕여왕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그리고 있다. 선덕여왕이 쌍둥이었다는 설정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역시 출생의 비밀을 주로 다뤘던 비운의 왕가를 다룬 다른 소설과 사뭇 다르지는 않지만 최초의 여성황제의 삶을 조명한다는 의미에서 소설적 흥미를 느낄 수 있다. '어출쌍음이면 성골남지 하리라', '북두칠성이 여덟이 된다'는 예언의 등장도 역사팩션소설이 갖는 재미를 더한다. 책 속에서 보이는 신라시대의 권력구조와 혼인방식, 화랑이 가지는 권력의 곁가지들이 눈에 띈다.

◇ 소설 천추태후(강병상 지음·아름다운사람들·359쪽·1만1000원)

정사인 '고려사'를 바탕으로 천추태후의 삶을 충실하게 그려낸 소설. 고려를 건국한 태조 왕건의 손녀였고, 고려 제5대 왕 경종의 왕비였으며, 제7대 왕 목종의 모후였던 천추태후. 그녀는 자신의 사랑과 권력을 위해 아들인 목종을 허수아비로 만들고, 12년간 고려 조정의 중심에서 정부 김치양과 함께 권력을 휘둘렀다. 이 소설은 어설픈 억측과 현대적 해설을 배제하고, 고려사가 남겨놓은 그대로 천추태후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렸다. 천추태후는 영원한 권력을 얻고자 했고, 결국 그 욕망과 본능에 충실한 죄 값을 자식의 죽음으로 되갚게 된다. 작가는 역사적 고증과 풍부한 상상력으로, 고려 최고의 팜므파탈이자 야심가였던 천추태후의 모습을 되살려냈다.

◇ 소서노(이기담 저·밝은세상·304쪽·8500원)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해 민족의 단결을 꾀하고, 치밀한 전략으로 고구려를 세운 소서노의 삶을 그린 이기담의 장편소설. 부제는 '고구려를 세운 여인'. 지난 1999년 출간됐던 '대륙을 꿈꾸는 여인'의 개정판이다. 소서노는 드라마 '주몽'을 통해 잘 알려진 여인이다. 졸본부여의 5부족중 하나인 계루부의 공주인 소서노는 고조선 이래 뿔뿔이 나뉜 한민족을 통일하고 단군 시대의 고토를 회복하려는 야심을 가졌다고 알려져 있다. 이 책은 사랑하는 부부 사이이자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고주몽과의 숙명적 만남과 이별, 고구려 건국을 뒤로하고 남하의 장도에 올라 백제를 세우기까지의 여정속에 우리 역사상 유일한 창업 여제왕이라는 소서노의 업적과 생애를 역사적 사실과 추론을 바탕으로 한 생동감 있는 장면 전개와 섬세하고 힘있는 문장으로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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