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찻길 엉덩이노출 논란'
'기찻길 엉덩이노출 논란'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7.1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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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찻길 옆 오막살이가 아니라 기찻길 옆 엉덩이라고 할까. 캘리포니아 라구나 니구엘시에서 전통적으로 7월에 열리는 ‘엉덩이 드러내기 축제’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찻길에서 달리는 ‘암트랙(기차)’을 향해 뒤돌아 엉덩이를 까 보이는 이른바 ‘무닝(Mooning)’이라는 볼기 노출 장난이다. 11일(현지시간) 예정된 이 행사는 그러나 올해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곳 시장이 앞으로는 팬티를 내리지 말라고 금지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월 스트리트 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A섹션 1면과 4면에 “지난 30년간 라구나 니구엘 시의 전통이었던 ‘문 오버 암트랙(Moon Over Amtrak)’행사가 시의 금지조치로 위기를 맞았다”고 보도했다.

기찻길과 마주한 카미노 카피스트라노 도로에 사람들이 줄지어 있다가 기차가 지나갈 때마다 뒤돌아서서 팬티를 내리는 이 놀이가 시작된 것은 ‘머그스 어웨이 살롱’이라는 술집이 1979년 엉덩이 노출을 하는 사람에게 공짜 술을 준 것이 계기가 됐다.

지난해에는 라디오 방송으로 소문이 나는 바람에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머그스 어웨이 살롱’이 참가자에게 맥주를 공짜로 주기도 하는데 지난해는 무려 8000명에서 1만 명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워낙 많은 사람들이 참가하는 바람에 문제가 발생했다. 행사장 주변에 차량들이 몰려 교통체증이 유발되고 수많은 인파와 취객들로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인근에서 장사를 하는 업주들은 교통이 막혀 손님들이 오지 못한다고 불평을 하고 있다.

로버트 밍(39) 시장의 단속방침에 대해 사람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지난 15년간 ‘엉덩이 노출 이벤트’에 참여했다는 릭 산체스는 “무슨 사건이 난 것도 아닌데 시가 너무 과민반응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술집의 단골인 글렌 맨티는 “시장은 정말 답답한 여피족 같은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지난해 행사에 참가했다가 과도한 행동으로 유치장에 수감됐던 레비카 ?記?“사람들이 재미로 하는 놀이에 경찰들이 출동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시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군중을 뚫고 비상차량이 진입할 수도 없다며 공공장소에서 옷을 벗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3월 시의회는 이번 주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해당 지역의 스트리트 파킹을 금지하기로 결의했고 음주와 노상방뇨를 금지하는 조례도 통과시켰다.

지난해 행사 때문에 시는 경찰 등 사법조치를 취하느라 2만 달러의 비용이 들었다. 그밖에 저원봉사자들이 청소를 하는 수고도 있었다.

머그스 어웨이 술집은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날에는 최대 200명이 모이지만 시당국이 허가한 최대인원은 49명으로 제한돼 있다.

이 술집에서 가까운 하인스 크로스 카펫 클리닝 가게의 매니저 미셸은 시가 조치를 취하는 게 당연하다면서 매년 행사 때문에 가게 문을 닫아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행사 때 이곳에는 오토바이들이 너무 많이 주차한 바람에 주말기간동안 카펫을 운반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방문객들에 대해 개의치 않는 표정이다. 일부 점포들은 기념 T셔츠나 음료수들을 팔아 짭짤한 수입을 올린다. 아담스 우드워킹의 주인 그렉 아담스는 “일 년에 한번 있는 날 아니냐”고 말한다.

시의 방침이 어떻게 적용될지 아직은 확실치 않은 가운데 이번 행사와 관련한 웹사이트(moonamtrak.org)는 여러 가지 정보들을 안내하고 있다.

글렌 맨티를 비롯해 많은 이들은 “이제 엉덩이 노출 놀이는 끝났다”고 말하지만 미련을 갖는 사람들도 있다. 애담스는 지난해보다 인원만 줄어드는 정도이지 행사는 열릴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사람들이 몰리면 분명히 엉덩이 노출 이벤트가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과거에 사람들은 구경하기 좋은 위치를 잡기 위해 행사 사흘 전부터 차량을 끌고 나와 도로를 메우기도 했다.

지난해 처음 참가했다는 토니 터조는 “우리가 팬티를 내리면 기차 승객 중에도 자신의 엉덩이를 보여주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올해는 기차를 향해서가 아니라 시청을 향해 엉덩이를 보여주겠다”고 뼈있는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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