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황기와 경찰의 역할
경제 불황기와 경찰의 역할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6.11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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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변재철 <생계형침해범죄근절 대책추진 실무팀장>
   지난 5월초 50대 중년남성이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터벅터벅 경찰서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러 들어섰다. 누군가가 자신의 명의를 도용해 모 파이낸셜을 통해 국내 유명한 자동차 회사의 SUV 차량을 산 후 위 차량을 다른 사람에게 매각해 파이낸셜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피의자 신분으로 '권리행사방해죄'로 고소를 당하고 민사적으로도 차량가격 2600여만원을 갚아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날 담당형사는 피의자 신분인 위 남자를 조사하면서 다른 사람이 위 범죄를 저질렀을 것이란 확신을 하고 다양한 수사방법을 통해 피해자의 누명을 벗겨 줬으며 민·형사적으로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고 사건을 해결해 피해자로부터 거듭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았고, 이에 담당형사는 예전 흉악한 강도범 손목에 수갑을 채웠을때보다 마음이 더욱 뿌듯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올해 초 우리 경찰은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우리나라의 경제환경도 날로 악화돼 1997년 외환위기때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과 함께 경제불황이 각종 범죄의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 강·절도, 조직폭력, 불법 사금융 등 생계침해범죄 연중 상시단속과 경제를 살리는 수사활동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1일~5월31일 2개월 동안 강·절도 등 민생 침해범죄에 대해 집중단속을 전개해 1482명을 검거했고, 민생치안의 핵심인 강·절도범의 경우 635명을 검거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0명(20.9%)을 더 검거하는 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서민경제를 활성화하고 민생 침해사범에 대해 단속을 한다는 명목하에 이뤄진 일련의 계획들이 혹 실적경쟁으로 치우쳐 자칫 서민을 울리는 수사활동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하에 경제를 살리는 수사활동 및 각종 범죄예방 활동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최대한 수사를 짧은 기간 내에 종결시키기 위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건 수사기간이 2개월이 넘지 않도록 관리를 하고 있으며, 국민이 마음 놓고 생업에 종사할 시간 보장 및 편의를 위해 우편·팩스·E-mail 조사와 방문·야간·주말조사를 확대해 왔으며 특히 강력사건 피해자에 대해서는 현장조사로 종결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또 기업인들의 경제활동을 위축시키지 않기 위해 무분별한 기업인 출국금지·대표소환·압수수색 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최근 2~3년 사이 노약자 및 부녀자들을 상대로 계속 큰 피해를 입히는 전화금융사기 예방을 위해 각종 언론매체 홍보, 관계기관 간담회 개최, 홍보 동영상 제작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예방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위와 같은 검거 및 예방활동과 함께 주민들이 범죄로부터 입은 피해를 회복시켜주기 위한 노력도 적극 전개하고 있다.

특히 얼마 전 전국 무대를 상대로 한 내비게이션 절도범을 검거한 후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피해자들을 담당형사가 일일이 찾아다니며 피해품을 돌려주어 경찰의 따뜻한 마음을 전해줬으며, 또한 전화금융사기 피해자의 어려운 형편을 헤아려 피해액 186만원을 적극적으로 회수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별도의 법적 절차 없이 짧은 시간 내에 피해액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등 다양한 형태로 정성을 다하는 경찰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충북경찰은 앞으로도 서민 생활을 위협하는 각종 범죄에 적극 대처할 뿐만 아니라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을 입힌 경찰활동을 전개해 국민 위에 군림하는 경찰, 억울함을 입히는 경찰, 젖먹이 아이조차도 '경찰'이라는 단어에 공포심을 느끼는 경찰이 아닌 다정한 이웃집 아저씨 같은 국민의 아픔과 어려움, 애환을 함께 할 수 있는 경찰, 무엇보다도 신뢰받는 경찰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겠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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