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요소
행복의 요소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5.18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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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가는대로 붓 가는대로
이 영 희 <수필가>
   일이 잘 되려면 하늘이 부조를 해야 한다는 소리가 있는데 강당이 없어서 별 연습도 못하고 실내에서 생활한 우리들에게, 비를 간간이 뿌리는 회색빛 운동장은 좋은 징조로 다가왔다. 여기에 유니폼을 제공하며 삼국지 적벽대전의 제갈공명같이 자갈논을 팔겠다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신 기관장의 리더십과 목이 터져라 응원하는 직원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선수들의 사기가 충천했다.

결과는 이례적으로 교직원체육대회에서 배구 탁구 두 종목이 다 우승을 한 것이다. 예상치 못한 우리들의 선전에 맥없이 무너지는 상대팀을 배려하지 못한 것이 미안하게 다가 왔지만, 역시 조직은 삼위일체의 한마음이 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배가한 하루였다. 기쁨과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고 가깝고 작은 것이라는 것을 다시 느끼며 확인한 것이다.

아주 오래전에 "행복이 무엇인지 알 수는 없잖아요."로 시작하는 노래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기도 하지만 부, 젊음, 건강, 사랑 등 사람마다 처한 현실에 따라 그 기준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 돈을 더 벌고, 더 젊다면 더 행복할 것인가.

최근에 '하버드대 2학년생 268명 생애 연구'가 발표되었다. 연구를 금전적으로 지원한 백화점 재벌 그랜트의 이름을 따서 그랜트 연구라고도 불리는 이 연구는, 1937년에 하버드대 2학년생 중 가장 똑똑하고 야심만만하고 환경에 적응을 잘하는 268명을 뽑아서 생애 72년 동안 '잘 사는 삶의 공식'을 거대하게 종적으로 추적해 왔다.

이들 중에는 미국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와 워싱턴 포스트에서 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을 총지휘한 현재 부사장 벤 브래들리도 들어 있다. 3분의 1이 정신질환 치료를 받았고 마약이나 술에 빠져 비명횡사한 이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하버드 엘리트라는 껍데기 아래 고통 받는 심장이 있었다"고 부연하고 있다. 겉으로는 평범하고 지루해 보이는 사람이 가장 안정적인 성공을 이루었다고 한다.

행복하게 나이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요소는 7가지였다. 고통에 적응하는 '성숙한 자세'가 첫째였고, 교육, 안정적 결혼, 금연, 금주, 운동, 적당한 체중의 7요소 중 50대에 5~6개의 '행복 요소를 갖춘 사람 반 이상이 80세에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고 있었다.

고통에 적응하는 성숙한 자세에 자부심, 유머감각과 승화, 적극적인 여가와 자원봉사활동 등을 넣고 있다. 자부심이 강한 사람은 자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역경에 처해도 심리적 충격을 덜 받고, 유머를 즐기는 사람은 심각하게 생각지 않고 발상의 전환을 빨리 하여 승화시키기 때문이다. 또 잘 웃기 때문에 매사에 낙천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적극적인 여가는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자원봉사활동은 스스로를 기쁘게 한다.

즉, 성공적인 노후로 행복하게 이끄는 열쇠는 좋은 지능이나 일류대가 아니고 사회적 적성 즉 '사랑의 인간관계'였다고 한다. 온 정성을 자녀에게 다 쏟아 붓는 우리나라 부모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자못 크다. 물론 일류대를 가면 더 나은 지위를 얻는 데 유리하고 돈은 많을수록 생활이 편해질 수는 있지만 연봉 4만 달러를 경계로 행복감에는 별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삶은 대작가 도스토예프스키의 상상력 속에서만 가능할 것 같은 소설같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과학의 잣대도 숨을 죽일 수밖에 없을 정도로 삶은 미묘하고 복잡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결론지었다.

선각자 세네카는 "삶을 배우려면 일생이 걸린다"고 했는데 행복한 노후를 위한 행복의 7요소는 희망을 직조하는 귀한 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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