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돼지인가
이번에는 돼지인가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4.29 22: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익교의 세상만사
김 익 교 <전 언론인>
김 익 교 <전 언론인>

멕시코에서 발생한 돼지인플루엔자(독감)가 세계 전역으로 동시 다발적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간끼리 전염되는 독감은 우려는 되지만 그리 심각하지는 않다. 그동안 숱하게 발병한 독감에 대한 예방과 치료의 노하우가 현대의학에 축척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 이외의 동물에게만 발병하는 독감이 변이가 돼 인간에 전이가 되면 심각이 아니라 무섭다. 이런 독감은 경험이 없어 백신과 치료제 등 대책이 나오기까지 속수무책일 수도 있다.

독감의 역사를 보면 인간이 치료약을 만들면 시차를 두고 미생물이 진화해 치료약을 무색하게 만든다. 이런 현상을 두고 관련학계에서는 '미생물이 인간보다도 똑똑하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번 돼지독감도 백신을 만들려면 2개월 정도가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돼지독감이 무서운 것은 최근 몇 년 사이 동남아시아와 중국에서 발생한 사스와 조류독감보다 바로 인간에게 잘 감염되기 때문이다.

많은 의학자들이 오래 전부터 이런 변종독감 등 겪어보지 못한 질병이 재앙(災殃)으로 올 수 있다는 예고를 수없이 해왔고, 환경학자들 또한 지금의 환경파괴 추세라면 얼마든지 가공할 질병이 나올 수 있다고 경고를 멈추지 않고 있다.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도 분명 자연의 일부다. 새로운 질병이 나올 때마다 인간이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고 파괴하는 데서 오는 자연이 내리는 재앙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자연과 어우러져 상생하는 지혜보다는 삶을 지켜주는 바탕과 울타리를 파괴하고 훼손하는 우(愚)를 범하니 그 후유증과 화가 고스란히 인간에게 되돌려지는 것은 아닐까.

세계가 유례없는 경제불황에 빠진 데다 이런 질병까지 겹쳐 엎친 데 덮친 거나 진배없다. 세계의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일제히 하락하고 각종 경제지표가 앞을 더 캄캄하게 만든다. 돼지독감으로 인한 경제손실을 3조달러(4000조원 정도)로 추산하는 것만 봐도 질병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남을 알 수 있다.

우리의 경우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수출이 늘어나는 등 경제회복의 조짐이 보이나 했더니 쏙 들어가고 말았다. 소금이 아니라 완전 고춧가루를 뿌린 것이다.

이럴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자연계에서 인간은 참 나약한 존재이다. 아무리 최첨단 과학문명의 혜택으로 윤택한 삶을 누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비만 한 번 많이 와도, 바람만 세게 불어도 천재지변 운운하며 감내할 수 없는 재앙을 맞는 것이 인간이다.

지금도 당장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생물한테 쩔쩔매고 있지를 않은가.

이런 질병에는 국경이 없다. 또 완벽하게 막을 방법도 당분간은 어렵다. 국가 간의 긴밀한 공조와 청결한 위생생활이 병마로부터 보호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다. 내 몸을 내가 지키는 것도 하나의 이치다. 그래야만 나를 유지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