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인이여! 고개 들어 세상을 보자
사회복지인이여! 고개 들어 세상을 보자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4.22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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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칼럼
박미영 <청주서부종합사회복지관장>

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 왔다. 1년이나 남은 지방선거를 왜 벌써부터 호들갑스럽게 이야기하는지 의아해 할는지도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이 지방선거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누가 되든 생활에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하며, 살아가는데 큰 의미를 찾지 못한다고 느끼기에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지방선거란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를 구성하는 일이며, 이들은 곧 우리 삶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정책결정권자들이기에 지방선거는 굉장히 중요하다. 사회복지의 책무성이 지방자치단체로 그 무게 중심을 이동하면서 어떤 지방자치단체장이 선택되느냐에 따라 지역복지의 수준이 결정될 수 있다. 건강한 사회복지 마인드를 지니고, 실천 활동을 이뤄 나가며, 원활한 소통의 구조를 창출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그 지방자치단체장과 의회를 선택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임을 인식해야 한다.

지난 13일 '보건·복지 우리가 떴다'를 외치며 '충북 복지공동체를 위한 2010년 6·2 지방선거 대응전략 모색' 토론회가 열렸다.

그러나 그 자리에 함께 한 사람의 수는 너무나 적어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사회복지사의 역할 중 정책제안 활동은 필연적인 역할이며 책임이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조차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기에 이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제도화하려는 사회복지사들의 노력이 절실하다. 왜냐하면 사회복지사들이 이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에 공감하고 느끼며 문제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고 그 원인을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사들의 정책제안 활동은 우리의 복지현장을 변화시켜 나가는 원동력이 될 수 있으며, 복지 영역을 확장시켜 나갈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이런 활동이 매우 미흡하였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현장의 사회복지사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고생을 한다. 하루 종일 프로그램이며 가정방문과 상담, 사례 관리 하느라 뛰어 다니고 퇴근 시간을 훌쩍 넘기고서야 자기 책상에 앉아 밀린 행정업무를 작성한다. 때때마다 평가와 감사 등으로 요구되는 일감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에 비해 열악한 처우와 환경은 좋은 인력을 소진시키고 현장을 떠나가게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모두들 고개를 책상에 묻고 자기 사업과 사례만 들여다보고 있다. 정책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지역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사회 문제와 욕구가 어찌 변화하고 있는지 들여다 볼 새도 없이 자신의 업무에만 매달려 있는 것이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어제의 복지 서비스를 오늘도 답습하는 안일함이 우리들에게 물들어 있지는 않은지 돌이켜 볼 일이다. 감히 사회복지 현장에 있는 복지인들에게 '고개를 들어 세상을 바라보자'고 말한다.

사회복지 전문성과 책무성을 말하기 전에 열악한 환경 개선이 우선이라고 할는지도 모르지만 이 두 가지는 함께 이뤄 나가야 할 우리의 과제이다. 정책 의제 개발과 제도 개선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때문에 네트워크와 연대 활동을 통해 그동안의 정책 활동을 모니터하고 평가해 나감으로써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 내고 보완해 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일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흐르는 물은 접시에 담을 수 없다. 현장이 흐르는 물과 같다면 우리에게는 오목한 그릇이 필요하다. 이 그릇을 빚는 일도 우리의 몫이다.

1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우리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사회복지 연대 활동을 통해 지금까지 우리가 쌓아온 실천 활동을 정책으로 마련해야 할 기회이다.

안정적 복지 실천을 위한 일에 관심을 갖고 복지 현장의 제도 개선을 위한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우리의 복지 환경을 변화시켜 나가는 주체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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