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포츠와 경제적 효과
프로스포츠와 경제적 효과
  • 남경훈 기자
  • 승인 2009.04.08 21: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스크의 주장
남경훈 경제부장

과거 국민적 지지기반이 약한 정권일수록 관심을 두었던 분야가 3S 즉 스포츠(Sports), 영화(Screen), 섹스(Sex)이다. 이 세 가지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속성이 있고 인간에게 쾌락을 준다. 따라서 민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데는 제격이다.

한국에서는 12·12쿠데타와 5·18광주민주화 운동을 무력으로 진압했던 전두환 정권에 이 3S가 가장 잘 적용된다.

우리나라 프로야구는 이때 생겼다.

프로야구 출범당시 각 야구팀들은 지역연고제를 실시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지역감정도 조장하게 됐다. 해태(전라도), 삼성(경상도), 삼미슈퍼스타(경기, 인천), MBC청룡(서울), OB(충청도) 등.

또한 프로축구, 민속씨름, 실업배구, 실업농구 등 각종 프로리그들이 연이어 창설되어 국민들의 관심을 그쪽으로 집중시켰다. 그리고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 올림픽이 개최되기도 한다.

시장이 스스로 작동, 태동한 것이 아닌 의도돼 시작된 것이 한국의 프로스포츠다.

이처럼 첫 출발은 개운치 못했지만 지금 프로스포츠가 뿜어내는 경제적 위력은 대단하다. 그리고 산업을 지배하고 있다.

최근 국민적 열광을 이끌었던 야구대표팀의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과 '여왕' 김연아의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우승으로 인한 경제적 파급 효과가 1조원이 넘는다는 분석결과가 눈길을 끈다.

이 조사에서 WBC를 통해 한국은 야구의 본고장 북미와 중남미 지역에 국가브랜드가 널리 알려지고 이미지도 좋아지면서 앞으로 5년간 4억6035만달러(6367억원)의 수출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금액은 브랜드 개선 효과가 5년간 수출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정 아래 지난해 우리나라의 이들 지역 수출액(837억달러)에 지난 한·일 월드컵의 국가브랜드 제고 효과가 수출에 영향을 미친 지수(0.0011)를 빌려와 곱한 결과다. 또 야구 관련 매출 증가 등 직접적 효과(895억원), 국가이미지, 일체감, 외국인투자 촉진 등 무형적 간접효과(800억원) 등을 합하면 모두 839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연아의 세계선수권 우승도 2000억원이 넘는 파급 효과를 발생시켰다. 우승 이후 피겨스케이팅 관련 대회와 스케이트장 매출, 스폰서기업 매출 증가 등 직접적 경제 효과는 1180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후원기업의 브랜드 이미지 개선 효과 등 광고 효과를 더하면 약 228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하면 베컴, 러시아하면 샤라포바가 떠오르는 것처럼, 김연아가 한국에 미치는 '후광 효과'는 수천억원대에 이르는 국가 브랜드 상승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연아 광고' 기업들이 누리는 경제 효과도 엄청나다. 또 패션업까지 영향을 미친다. 스포츠 선수에 대한 과도한 몰입이라는 부정적측면도 제기되고 있지만 김연아가 시대의 아이콘으로 등장한 것만큼은 분명하다.

이런 붐을 타고 프로야구를 비롯해 프로축구, 프로농구, 프로배구 등이 봄을 맞아 절정이다.

그러나 충북에서는 연고팀이 없기 때문인지 몰라도 프로경기를 맞볼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지난주 개막된 프로야구도 올해 겨우 9게임만 청주에서 열린다고 한다. 충북을 연고로 하는 한화는 이번 WBC 준우승을 이끈 주역들이 포진해 있다. 이들을 좀 더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없어 아쉬움이 크다.

강원이나 제주에도 있는 프로축구는 3부리그 팀이 막 출발한 수준이다.

'프로스포츠 불모지 충북'이란 오명을 언제 벗어날지 기다려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