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고사? 일제고死!
일제고사? 일제고死!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3.01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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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용현 <18·청주시>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도 좀 어이없는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이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일명, 일제고사.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라는 제목으로 치러지는 이 시험에서 우리 학생들은 어른들의 한심함을 보고 있다.

이 시험의 목표는 국가의 지역별, 학교별 수준을 알아보려고 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누구나 알듯이 더 좋은 학교를 들어가고 싶은 학생들, 자녀를 더 좋은 학교에 들여보내고 싶은 학부모들을 위해서 학교별 수준을 공식적으로 서열화시키는 효과밖에 낳지 못한다는 것은 웬만큼 머리를 가진 사람이면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린 어렸을 적부터 빈부격차라는 것은 해소돼야 할 사회문제로 배우고 또 그것은 나쁘다는 인식을 가져왔다. 그리고 헌법에 우리나라는 민주공화제, 즉 공화주의를 표명해 빈부격차를 최소화하고 누구나 행복하게 잘사는 나라를 추구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교육당국은 어떠한가? 경쟁을 통해, 학교 간에 빈부격차를 양산하고 있다. 이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CEO출신 이명박 대통령은 경쟁이면 무슨 사회 진리인 줄 아는 것 같다. 사회살이를 학교에서부터 하게 만들고 있다. 안그래도 불법 보충, 불법 야자(야간자율학습)라고 해 조금씩 땡땡이쳐도 선생님들이 그리 당당하게 체벌하지는 못했는데, 4·15 학교자율화조치로 인해 그것마저 불가능해졌다.

학생들의 삶이 어떠한 줄 아는가 해뜨기 전에 학교 가서 해가 다 진 한밤중에 집에 온다. 이 처참한 학생들에게 이번엔 서열화를 공식화시킨다고 강요하려는가 충분히 지친 입시 생활인데 이건 뭔지. 청소년학생들은 분노하고 있다. '일제고사' 라는 말만 들어도 '그거 나쁜 거'라는 인상을 가지고 있다. 거기까지는 그래도 무난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또 다르다. 뭐 학생들이 그렇게 힘들게 시험 치렀건만 점수는 거들떠도 안보고 지들맘대로 숫자를 조작해 순간 국가가 무슨 애들 장난하는 덴 줄 알았다. 지금 이 미친제도의 문제점들을 넘어서 자기지역의 고성적을 위한 성적지상주의의 문제점까지 속속 드러나고 있는 이 시험에 대해 청소년은 국가라는 존재에 대해 극심한 분노를 하다못해 서울시교육청 앞에서는 단결한 청소년들이 자신의 일반생활까지도 접은 채 농성을 하는 진풍경까지 벌어지고 있다. 어떻게 하면 못사는 애들도 잘 가르칠까, 어떻게 하면 도덕적이고 민주적인 시민을 길러내고 좋은 것을 가르칠까 힘써야 할 판에, 이 문제 많은 대통령은 이미 망한 신자유주의를 들고 뒷북을 치며 경쟁, 경쟁 또 경쟁만을 외치고만 있다. 대통령 취임식에서는 상호공존공영을 이야기하던 분이 아주 경쟁에 미쳐서 학생 죽이려고 안달이 났다는 소문이 전국 학교 내에 자자하다. 이제 다른 국가 정책들과 함께 이 더러운 일제고사도 그만 끝낼 때가 됐다. 강제보충과 야자를 엄단하고 학생들을 위한 복지를 생각하라. 그것이 진정한 현대국가의 복지사회 실현이다. 80년대식 개발사회는 이미 지나갔다. 주가지수가 3000가려면 공사판 만들어서 주가를 높이겠다는 낡아빠진 망상은 그만두고, 복지사회이미지로 주가를 높여야 한다. 단적으로 학생 복지를 탄압하는 일제고사를 예로 들 수 있다. 좀 시대를 폭넓게 봤으면 한다. 학생도 이 시대에 뭐가 뭐고 어느 것이 옳고 그른지 정도는 판단할 수 있다. 교육당국은 아직까지도 정신 못 차리고 일제고사를 운운할 텐가. 그딴 거 돈도 무지막지하게 깨지는데, 그 돈 가지고 경제나 빨리 살리길 바란다. 이런 경제난국에 왜 쓰잘 데 없는 일제고사는 고집하는지 모르겠다. 학생들은 이 일제고사로 인해 두 번 죽고 있다는 것을 상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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