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미게양을 욕하지 마라
태극기 미게양을 욕하지 마라
  • 석재동 기자
  • 승인 2009.03.01 2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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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경일을 노는 날로 인식하는 풍조가 늘어나면서 태극기 게양이 저조한 게 사실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각 지방자치단체는 국경일이 다가오면 각 읍·면·동사무소와 직능단체에 태극기 게양을 독려하는게 일상화됐다. 일부 자치단체에서는 게양률을 가지고 시상하면서 읍·면·동사무소 간 경쟁을 붙이기도 한다. 하지만 자치단체의 이같은 독려가 일선 현장으로 가면 일부 왜곡된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각 가정의 게양률이 저조하자 태극기를 굴비 엮듯이 줄에 묶어 아파트 옥상에서 아래로 늘여뜨린 청주시 흥덕구 삼일아파트 105동의 경우가 대표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지나간 얘기지만 이 방법을 처음 고안(?)한 사람은 민선3기 청주시에서 각 동별 게양률을 가지고 시상했을 당시 상당구의 한 공무원이었다고 전해진다.

게양률은 높여야 되는데 집을 비운 가정이 많아 태극기가 게양되지 않자 생각해낸 것이 해당 아파트 높이를 측정해 옥상에서부터 태극기 미게양 가구에 내려뜨린 것이다.

그해 그 동사무소는 태극기 게양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돼 시로부터 20만원의 시상금을 받았다고 한다.

당시 공무원사회에서는 기발한 아이디어였고, 해당 공무원은 일 잘하는 유능한 공무원으로 평가받았다는 후문이다. 새끼줄에 묶인 굴비가 웃을 일이다. 굳이 호국영령, 나라뺏긴 설움 등을 얘기하지 않더라도 3·1절의 의미가 단돈 20만원에 굴비 엮이듯이 밧줄에 묶여서는 안되는 것이다. 누구에게 보이는 모습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다음 국경일부터라도 태극기를 게양하지 않은 가정에 대해 쓴소리를 접어야할 것 같다.

적어도 태극기가 밧줄에 묶이는 어이없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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