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의 동쪽
에덴의 동쪽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3.01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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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겸의 안심세상 웰빙치안
김 중 겸 <경찰 이론과실무학회장·전 충남지방경찰청장>

한해 살인사건은 1100건 정도. 무차별 연쇄사건도 일어난다. 그러나 안전한 나라에 든다. 살인자 반이 피해자와 아는 사이. 열에 한명은 애인. 다섯 중 한 사람은 친족이다.

거의 반이 우발살인. 제 성미 못 이겨 죽인다. 형제자매도 서로 피 뿌린다. 요즘 텔레비전 드라마가 그 형국이다. 핏줄 나누고 살 섞은 사람들의 증오와 복수의 경연장이다.

엘리아 카잔 감독의 'East of Eden'. 1955년 작품. 당대 미국 청년세대의 우상 제임스 딘 주연. 농장주의 두 아들 중 동생 칼 역이다. 형은 모범생. 사랑을 독차지한다. 동생은 말썽꾸러기. 미움의 대상이다.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해 무일푼이 된다. 칼은 집나간 어머니를 찾아가 돈을 빌린다. 부친을 위해 콩을 매점. 거부당한다. 타락한 어머니의 모습을 알게 된 형은 실망. 입대한다.

충격을 받은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진다. 칼의 애인이 된 아론의 약혼녀가 받아들이도록 간청한다. 그제야 둘째 아들에게 따뜻한 부정(父情)의 눈길을 보낸다. 비로소 화해.

원작은 존 스타인벡이 쓴 동명의 소설. 아이디어는 구약성서다. 형 카인의 동생 아벨 살해다. 아벨은 목동. 야훼에게 가축을 공양했다. 받았다. 카인은 농부. 농작물을 바쳤다. 받지 않았다. 격분한 형은 동생을 죽였다.

심리학자 카를 융. 이 현상을 카인 콤플렉스(Cain Complex)라 명명했다. 일견 정답게 보이는 형제와 자매. 경쟁과 갈등이 잠재한다.

부모의 사랑이 어디 평등하게 미치는가. 그렇게 하려고 노력해도 그리 되지 않는 인간세상. 애증이 교차한다. 어느새 한쪽만 편애하게 된다. 아이들의 마음에 불편한 심기가 자리 잡는다.

같은 핏줄이라도 위냐 아래냐 중간이냐에 따라 처지가 달라진다. 그래서 사회경제면에서도 이해(利害)가 상반된다. 심리와 제도가 적대감을 누적시킨다. 살의를 품는다.

이 체험은 친구나 동갑내기에게도 폭발한다. 혼자인 경우가 그렇다. 죽일 혈족은 없다. 타자(他者)는 있다. 살인범으로 비화.

서쪽은 어떤가. 역시 사건사고는 발생한다. 안심세상의 요체는 배제와 소외 없애기다. 미운 녀석에게 더 줄 떡 하나가 있는가. 힘겹게 사는 우리다. 적더라도 고른 배려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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