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로 중 일부 화끈하게 자전거도로로 내어달라
차로 중 일부 화끈하게 자전거도로로 내어달라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3.01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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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칼럼
이광호 <충북숲해설가협회 사무국장>

청주시가 기후변화와 온실가스 감축의무에 효율적·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도시 숲 확충, 학교 공원화사업 등 녹색성장도시 기반조성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보도다. 환영한다. 일찍부터 추진됐어야 마땅했다.

청주시는 새해 벽두부터 '맑은 고을 녹색 청주 비전 선포식'을 갖고 "청주를 21세기 환경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해 녹색성장을 시민과 함께 이뤄가자"는 선언문을 채택하고, 이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미래성장동력화 자전거 타기 좋은 여건 구축 쾌적한 환경 조성 도심 숲 조성 청정 하천 조성 및 친환경농업 육성 녹색성장 기반 마련 등을 중점과제로 선정했다. 참 좋다. 칭찬에 인색할 이유 없이 잘하는 일이다.

달리는 말에 박차를 가하는 일만 남았는데, 그중 하나가 자전거타기 좋은 여건의 구축과 관련된 일이다. 도심 통행량이 최고조에 달한 서울시의 마포구청에서는 몇 년 전부터 4차로 도로 중 아예 한 차로를 자전거도로로 내어줬다. 엄청난 통행량을 자랑하는 서울시내의 간선도로에 자전거도로를 낸다는 것이 어디 보통 일인가.

청주시가 자전거도로를 낸다고 보행자도로의 반을 갈라 전용도로 공사를 진행하는 것을 보면서 대표적 전시행정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우리나라 도로교통법상 자전거는 차(車)에 해당하기 때문에 자전거(車)가 인도까지 올라온다면 당연히 보행권 침해일 뿐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더욱이 인도의 자전거 도로 대부분이 가로수나 전봇대 쪽에 길을 내었기 때문에 정작 자전거를 타고 자전거도로를 달리기가 거의 곡예를 연상케 하는 수준이었다. 기왕에 자전거 통행량을 늘려 자동차 수요를 줄여보겠다는 거창한 계획이었다면 보행권을 침해하는 것보다는 마포구와 같은 차로 하나쯤 내어줄 정도의 통 큰 상상력이 발현됐어야 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한다.

한국은 세계에서 이산화탄소를 아홉 번째로 많이 배출하고, 온실가스 배출 증가율이 세계 최고 수준인 나라이다. 곧이어 탄소배출권을 사들여야 할 지경이 되었다. 이미 개인별 탄소배출비용의 거래가 논의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범국가적 노력과 지방자치단체, 개인의 노력이 병행돼 대책을 숙의해야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청주시가 녹색성장도시 기반조성에 더욱 매진하기 위해서는 좀 더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고려가 중요하다. 특히 교통수단으로부터의 대체수단이 절실하다. 자전거는 이에 합당한 대안이 분명하며, 청주시의 여건상 자전거의 상시 활용에 대한 대책 마련이 중요하다. 전기 자전거의 대중적 확산을 위한 기술개발 지원과 자전거 전용도로 전면적 확대 시행이 절실하다. 기왕에 시작한 일이니 차로를 줄여 자전거도로를 만들고, 시내 일원에는 낮과 밤을 활용해 자전거만 다니는 방법을 생각해 보면 어떨까. 혁명적 변화만이 환경 영향에 대한 대안을 만드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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