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폐광 일대 석면오염 심각
제천 폐광 일대 석면오염 심각
  • 정봉길 기자
  • 승인 2009.02.10 2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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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운동장·논밭·채석장 주변 등 8곳서 검출
석면질환자도 일부 확인…관리·역학조사 시급

충남지역 석면광산 인근 주민들에게 석면질환이 확인된 가운데 충북지역 석면광산 인근에 있는 학교 운동장에서 석면이 검출돼 파장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충북지역의 폐광된 석면광산이 여전히 무방비 상태로 방치돼 있어 석면광산에 대한 관리는 물론 주변 주민들에 대한 역학조사가 시급다는 지적이다.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는 충북지역 9개 석면광산 가운데 제천시 수산면 일대를 대상으로 지난 6일부터 이틀간 긴급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산초등학교 운동장 두 곳의 토양시료에서 트레몰라이트, 액티놀라이트 등 석면이 검출됐다고 10일 밝혔다.

수산초등학교 인근에는 1941년 석면을 채굴했던 수산광산이 있으며, 현재 105명의 학생과 교사 및 행정직원 31명이 생활하고 있다. 석면은 1급 발암물질로 가루를 흡입할 경우 10~30년의 잠복기를 거쳐 석면폐, 악성중피종 등을 유발한다.

조사단은 "전곡리 앞실마을 인근에 있는 동아광산의 경우 갱 입구에는 물이 고여 있었고, 10m 들어가자 흙으로 막혀있었다"며 "석면광산임에도 인근에 아무런 주의나 경고표지파니 없이 방치돼 있었다"고 밝혔다.

제천시 수산면 전곡리에 있는 ㈜신중중상이용사촌 채석장에서는 석면의 한 종류인 트레몰라이트 원석이 발견됐다. 이같은 석면 원석은 수산면에서 전곡리로 넘어 오는 도로를 포장하면서 채석장에서 생산된 자갈과 모래가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조사단을 지적했다.

이밖에 제천시 수산면 전곡리 앞실마을에서는 마을 입구의 주차장터에서 트레몰라이트 석면이 검출됐으며, 고추밭 토양시료에서도 트레몰라이트가 검출됐다. 이 마을은 ㈜신생주상이용사촌 채석장에서 불과 100m 떨어져 있다.

특히 조사단은 충북지역 석면광산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석면질환도 일부 확인됐다고 밝혔다.

제천시 수산면 다불리 다불암의 경우 절 입구 도로의 절개된 경사면에서 사문석의 일종인 안소필라이트 석면이 검출됐다.

다불암 주지인 김영태씨는 "부모님들이 '지피'라고 불리는 석면을 채취했고 모두 폐질환으로 돌아가셨다. 나도 어릴 적 이 일을 거들었으며 현재 폐가 좋지 않다"고 호소했으며, 김씨는 지난 7일 동국대 일산병원에서 CT 촬영결과 악성폐결핵으로 진단을 받았다고 조사단을 전했다.

조사단은 "석면오염된 채석장에서 반출된 조경석, 자갈, 모래 등을 사용한 곳의 석면오염여부를 긴급조사하고 회수 및 석면노출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특히 지역내 많은 상가와 가정집에서 석면에 오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수석과 조경 등을 조사하고 수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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