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어디까지 떨어지나
유가 어디까지 떨어지나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12.21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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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규의 경제칵테일
안 창 규 <동양증권 서청주지점 투자상담 실장>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대로 떨어지면서 금융위기와 세계적인 경기하강 속에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또 구리 등 원자재가의 추락세도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가와 원자재가 하락이 심각한 침체로 치닫는 세계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18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는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가 전날보다 9.6%나 떨어진 배럴당 36.22달러에 거래를 마쳐 2004년 이후 처음으로 30달러대로 떨어졌다. 불과 5개월 전인 7월 11일에 배럴당 147.2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73%가 하락했으며, 가격으로는 무려 110달러도 넘게 떨어진 것이다. 또한 지난달 20일 배럴당 50달러선이 무너진 이후 한 달도 안돼 40달러선이 붕괴될 정도로 최근의 유가 하락폭은 실로 가파르기만 하다.

최근의 유가 하락세는 올해 상반기만 해도 '석유가 부족하다'는 것을 근거로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며 2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던 때와 비교하면 180도 달라진 양상이다. 특히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17일 역대 최대인 하루 평균 220만 배럴을 감산키로 하고 미 달러화 가치도 최근 하락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급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유가 약세가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통상 OPEC의 감산 조치는 공급부족 우려를 불러오고, 달러 약세는 달러화로 결제가 이루어지는 원유의 특성상 통화가치 하락에 따른 만회를 위해 유가의 강세를 불러오는 것이 정상이고 보면 지금은 이런 것들조차도 유가 하락에 전혀 제동을 걸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달러화는 18일 1유로당 1.4394달러에 거래되면서 10월 27일(1.2419달러)에 비해 15.9%가 하락하였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세계 3대 경제권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동반 경기침체에 빠지면서 이에 따른 석유 수요감소가 유가를 하락세로 이끌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세계 최대의 석유 소비국인 미국의 석유 수요는 올해 들어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고 2위의 석유 소비국인 중국마저 성장 둔화로 석유소비의 감소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여기에 미국의 실업이 계속되고 이에 따른 소비위축도 한동안 지속될 것임을 감안하면 유가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와 함께 구리를 비롯한 원자재가도 세계 경기 침체 속에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18일 구리 가격은 런던시장에서 2% 떨어진 톤당 2천960달러에 거래되며 2005년 1월 이후 거의 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물론 유가와 원자재가의 하락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로 원자재 수입에 의존하는 선진 경제권에는 원가 부담을 낮춰 줌으로써 경제를 살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유가와 원자재가의 하락이 장기화할 경우에는 물가하락 속에 경기가 침체하는 디플레이션이 올 우려가 있으며, 최근 고유가 속에 오일머니로 경제성장을 이끌어 온 중동 산유국의 경제가 어려워지는 데 따르는 경제개발 투자 수요감소 등의 부작용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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