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사람
내가 사랑하는 사람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12.17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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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천
강 대 헌 <교사>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한다. 남을 도와주는 사람과 도와주지 않는 사람이다.

한비야는 작년 12월 남부 아프리카 레소토의 에이즈 고아들이 살고 있는 토담집에서 어느 일간지 기자와 만나 이런 말을 했었다, "마음만 먹으면 커피 한 잔으로 3명을 살리고, 저녁 식사 한 끼 정도면 50명의 아이들에게 밥을 먹일 수 있다."

국제구호 관련 NGO에서 긴급구호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그가 지금까지 관여한 지구촌 긴급구호 상황은 이라크의 전쟁구호, 이란 및 파키스탄의 지진구호, 아프가니스탄의 내전구호, 수단 및 짐바브웨의 기근구호, 인도네시아의 쓰나미구호, 그리고 볼리비아의 홍수구호 등이다. 그가 이렇게 세계를 무대로 종횡무진 활약할 수 있는 이유는 굶어죽는 사람이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그의 꿈과 맞닿아 있는 것이 아닐까.

한비야가 생각하는 행복의 모습은 분명히 다른 구석이 있다. 공부 잘해서 좋은 학교를 나와 좋은 직장을 잡고 멋있는 아파트에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게 사는 것은 결국은 새장 속에 갇혀있는 신세라고 보는 것이 그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한국의 젊은이들이 앞으로 갖추어야 할 마인드로 '글로벌 리더십(global leadership)'을 강조했었다.

한비야가 자신의 무사안일(無事安逸)만을 생각하지 않고 타인의 행복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준 특별한 체험에 대해 적은 일기의 내용이 공개된 적이 있다. '나의 50대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는 제목을 놓고 기도하던 중에 그는 신의 음성을 또렷하게 들었다고 했다. "가서 그들의 눈물을 닦아 주어라." 그는 지체 없이 대답했다고 한다. "감사합니다. 순종하겠나이다." 그는 눈물로 기도하던 중에 신의 응답을 받았고, 신께선 그의 눈물을 닦아주는 대신에 다른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라고 하셨다.

당신은 어떤 사람을 사랑하는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눈물이 있는 사람이다.

정호승 시인도 다음과 같이 노래한 적이 있다,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나무 그늘에 앉아/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그 얼마나 고요하고 아름다운가.'

누가 아무런 조건도 없이, 협잡(挾雜)도 없이 남을 도와줄 수 있는가. 눈물이 있는 사람이다. 그냥 눈물이 아니다. 사랑의 눈물이다. 그런데 사랑은 사람의 힘만으로는 할 수가 없다.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의 마음만을 믿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돈 앞에서, 한두 번의 실수에도 사랑은 나약해질 때가 많기 때문이다. 사랑은 신께 속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믿을 수 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눈물을 흘리는 사람과 다른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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