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위기설의 실체는
3월 위기설의 실체는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12.07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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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규의 경제칵테일
안 창 규 <동양증권 서청주지점 투자상담 실장>

이번엔 '3월 위기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내년 상반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찍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건설, 조선, 자동차 등의 부실이 현실화되고 외국 금융기관들의 자본회수가 본격화되면서 3월에 우리 경제가 유동성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3월 위기설'은 인터넷상에서 경제전문가로 최근의 경제상황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으로 주가를 올렸던 '미네르바'가 신동아 12월호 기고를 통해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을 맞이하는 정부의 대응기조가 현재처럼 이어진다면 내년 3월 이전에 파국이 올 수도 있다"고 주장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는 또한 주가는 한국의 코스피지수가 500선, 미국의 다우지수가 5000선까지 추락하고, 강남의 집값은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이러한 위기설의 근거는 최근 우리 경제의 실물지표가 급속도로 악화된 데서 기인한다. 올해까지 20% 안팎의 증가율을 유지했던 수출이 지난 11월 18%나 감소한데 이어 내년 상반기에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경기침체의 여파가 건설사나 조선사에 이어 자동차, 반도체 등 다른 업종으로 확산되고 특히 중소기업이 큰 어려움에 처해 대규모 구조조정이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도 위기설의 근거로 거론되고 있다.

금융시장의 불안도 증폭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2월 말이나 내년 3월말 전 세계 금융기관들이 회계연도 결산을 앞두고 있어 국내 채권을 일시에 회수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3월말은 일본의 은행들이 결산을 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그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외환보유고가 줄어 들고 있는 것도 위기설을 부추기는 빌미가 되고있다.지난달외환보유액은 2005억달러로 전달보다 117억달러가 감소했고 지난 5월의 2582억달러와 비교하면 500억달러 넘게 줄어든 셈이다. 무엇보다 2000억달러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 대외신뢰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9월 위기설'때도 그랬듯이 그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9월 위기설' 당시 정부와 은행의 외화채권 만기가 일시에 몰리면서 유동성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가 금융시장을 한동안 불안하게 했으나 채권만기가 순조롭게 연장되고 오히려 외국인자금이 더 들어오면서 말 그대로 '설'로 끝났던 기억이 있다. 실제로 내년 3월 만기가 돌아오는 외국인 보유 채권은 11조원에 불과해 통상적인 만기도래액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특히 이번 위기설의 모태인 일본계 외채규모는 내년 1분기 동안 만기도래분이 10억달러에 불과해 시중에 떠도는 '3월 위기설'이 다소 과장된 것으로도 판단된다.

외환보유액이 줄어들고 있는 것도 대부분 은행들의 외화유동성을 지원한 데 따른 것이므로 외환보유고가 줄어든 만큼 대외채무도 줄어들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실제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9월 위기설'이 별다른 문제없이 무난히 넘어갔다고 해서 또 위기설의 실체인 외채규모가 적다고 해서 방심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문제는 시장의 반응이다. 위기가 실물쪽으로 옮아가면서 1분기가 가장 불안한 시기가 될 수 있고, 규모는 작더라도 외화자금의 만기연장이 어려워질 경우에는 시장참가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9월 위기설'을 철저한 준비로 넘겼던 것처럼 이번에도 금융시장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정책적인 노력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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