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2%의 의미
경제성장률2%의 의미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11.30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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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규의 경제칵테일
안 창 규 <동양증권 서청주지점 투자상담 실장>

우리나라의 내년도 경제성장률 예측치가 2%대로 굳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IMF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2%로 예상한 데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5일 2.7%로 낮춰 잡았다. 한국이 경기침체에 따른 수출둔화와 글로벌 디레버리지(차입축소)로 인한 신용경색 등 이중고에 시달릴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도 최근 국회 답변에서 내년 경제성장률이 '2%대 중후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대 성장률은 80년(-1.5%)과 98년(-6.9%)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우리 경제가 저성장의 침체가 우려되는 것은 국내총생산(GDP)을 구성하고 있는 소비, 수출, 투자 등 경제 전반이 눈에 띄게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GDP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민간소비는 지난 2분기에 0.2%가 감소, 이미 오래 전부터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주식, 펀드, 부동산 등 자산가치 폭락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고용불안이 심해지고 가계부채 부담이 늘면서 가계의 실질소득이 줄고 있어 향후에도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동안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 오던 수출도 지난 3분기 1.8%가 줄어 들면서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러한 수출 둔화세는 세계 주요 국가들의 경기침체와 맞물려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설비 및 건설투자도 올해 들어 9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에 그쳐 200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설비투자 부문의 선행지표격인 국내 기계 수주액은 지난 9월에 33.4%나 감소한 상태다.

그렇다면 국내외 경제 예측기관들의 전망대로 내년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2%대에 머문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 것인가.

급격한 경기침체로 실질소득이 제자리 걸음을 하거나 뒷걸음질 치는 가운데 3%대에 이르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체감경기를 더욱 살벌하게만들전망이다.현재의 GDP 수준을 1000조원으로 가정할 때 성장률의 1% 하락은 단순 계산으로 10조원가량의 국내총생산 감소를 가져온다.

따라서 정부가 당초 예상했던 성장률 4%를 적용하면 내년 국내총생산은 1040조원, IMF의 전망치 2%라면 1020조원이 된다. 한국경제 전체가 생산하는 가치가 20조원가량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이 같은 수치는 우리 경제의 규모에 비해서 그리 크지 않은 것이고,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국내소비와 설비투자가 모두 10%나 넘게 감소하는 쇼크를 겪었을 때와 비교하면 큰 충격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침체를 잊고 살아온 우리로서는 소비증가에 익숙했던 경제체질이 오랜만의 소비감소에 민감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다음은 고용측면에서 일자리 감소가 예상된다. 4%대의 성장률을 유지하는 지금도 일자리 증가가 9만명까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2%대로 성장률이 추락할 경우 일자리 증가는 사실상 기대하기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 우리 경제는 2003년 3%대의 성장을 기록하고도 일자리 감소를 경험한 바 있다.

끝으로 주택 등 부동산 가격을 중심으로 한 '자산 디플레이션'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한국 경제가 짊어진 가장 심각한 위험요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경제성장률이 각 기관들의 예측대로 2%대로 주저 앉을 경우에는 국내 경제가 커다란 시련에 빠져들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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