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2. 문백전선 이상있다
352. 문백전선 이상있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11.25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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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보무사<667>
글 리징 이 상 훈

"천하의 갈전답지 않게 왜 그리 궁상을 떠는가"

"천하의 갈전 답지 않게 무슨 궁상을 그리 심하게 떠는가 기왕에 할 거라면 확실하게 하고 말려면 아예 말 것이지."

"어허! 내가 오죽하면 이러겠나 저 아이와 더불어 뭘 좀 하려고 하는 즉시 내 그것은 낚시 바늘에 꾀이고 옥죄어 지듯이 꼼짝도 못할 것이니. 한 번 당했던 그런 개망신을 날더러 또 다시 당해보란 말인가"

갈전이 한숨을 길게 몰아내 쉬며 말했다.

"그러면 사전에 조치를 단단히 취하도록 해야지. 제아무리 날카로운 가시 바늘이 돋친 밤송이라 할지라도 제대로 잘 까발려 놓는다면 아무 탈 없이 먹음직스러운 밤알을 쉽게 빼먹을 수 있지 않겠나"

"그걸 누가 몰라서 못하는 줄 아는가! 날카로운 밤 가시들을 처리하기가 여간 만만치 않으니 말일세. 내 이런 말하기가 상당히 민망스럽고 뭐한 감이 있긴 하다만, 실제로 그런 꼴을 당해보지 않은 사람이 아니고서는 그런 안타까움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것일세."

"쯧쯧. 두레박 끈이 아예 짧다고 한다면 어쩔 수가 없다지만 그렇지 않다면 왜 맛좋은 우물물을 푸지 못할까 두레박이 들어가기에 너무 비좁다면 우물을 크게 만들면 될 것이요 들어간 두레박이 빠져나오기 힘들다면 아예 넓혀버리면 될 것이 아닌가"

"글쎄 그게 그저 하는 말 같이 쉬운 일이던가 어 어라 가 가만있자."

그제야 갈전은 뭔가 깨달았다는 듯 고개를 크게 끄덕거렸다. 사실 그랬다. 이제까지 그 우물()이 비좁고 빠져나오기가 힘들다며 미리 체념만 했을 뿐이지 단 한 번도 우물을 아예 넓혀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두레박이 빠져나오기 힘들다며 미리 겁만 냈을 뿐 그 두레박이 안전하게 빠져나올 궁리조차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으음음.

뭔가 단단히 결심을 한 갈전은 즉시 하인을 시켜 장정 혼자서 번쩍 들어올리기가 벅찰 정도로 아주 큼지막한 참기름 한 통을 자기 방 안에 직접 가져오도록 시켰다. 그리고 갈전은 몹시 쑥스럽고 궁상맞은 짓이긴 하다만 커다란 바가지 안에 참기름을 그득 채운 후 귀중한 자기 그것을 통째로 푹 담갔다. 기름에 절이고 절여 자기 그것을 아예 기름치데기로 만들어놓을 셈이었다. 갈전이 이런 꼴로 있기를 무려 반 식경.

마침내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녀(두목 딸)가 살며시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의 방 안을 청소하고 정리해 주기 위함이었다. 다소곳이 몸을 낮게 숙인 그녀는 오늘따라 유난히 더 예뻐 보였고, 그녀의 봉긋한 두 가슴 부분은 더욱더 감질나게 출렁거렸다.

"이에잇!"

갈전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그녀를 향해 용감히 덤벼들었다.

"어머머!"

그녀는 잠시 놀라는 표정을 지었지만 그러나 갈전이 하자는 대로 바닥에 등을 대고 조용히 누울 뿐 결코 반항을 하지 않았다. 갈전은 숨소리를 씩씩거리며 거칠게 그녀의 치마를 잡아 위로 걷어 올리고는 어느 은밀한 부분 위에 기름 바가지를 통째로 내리 쏟아 부었다. 그리고는 마치 기름 우물에 두레박을 내리 꽂듯이 그대로 위에서 덮쳐눌렀다.

그녀는 갈전의 이런 이상한 짓에 적극 협조를 해줬고 따라서 그 결과는 갈전이 깜짝 놀라버릴 만큼 대성공이었다. 아니, 그것이 너무나 수월하게 통과하고 또 빠져나오는 바람에 이리 미끈 저리 미끈거려서 제대로 된 자리를 다시 찾아들어가지도 못할 지경이었다.

이를 계기로 나이 차이가 제법 나는 두 남녀는 대번에 불이 붙을 정도로 뜨거운 사랑을 속삭이게 되었고, 다시는 기름 신세를 지지 않아도 될 만큼 두 사람간의 장애가 없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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