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시뇨리아 광장과 베끼오 궁
<153>시뇨리아 광장과 베끼오 궁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11.24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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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덕의 오버 더 실크로드
베끼오궁은 3단으로 성벽을 쌓고 시계탑을 중심으로 성벽을 더 쌓아 도시를 한 눈에 굽어보게 만들었다.
예술혼 간직한 메디치家 성역


광장 중심 행정편리위해 설계… 피렌체 건축문화 백미

두오모 광장에서 과거 피렌체 행정의 중심지인 시뇨리아 광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시뇨리아 광장은 시민을 위한 정치적 중심지로 8세기 동안 도시를 형성해 왔으며 이곳에서 피렌체의 큰 역사적 사건들이 행해졌던 곳이다.

둥근 형태의 광장은 1860년 토스카나가 이탈리아 왕국과의 합병을 선포한 곳이며 1872년 베끼오 궁은 시청으로 사용되었다. 유럽의 다른 도시에 있는 성처럼 적을 방어하기 위해 지어진 형태라기보다는 광장을 중심으로 도시의 행정이나 업무를 집행하기 편하게 설계된 성처럼 느껴진다.

3단으로 성벽을 쌓고 시계탑과 망루를 중심으로 한단의 성벽을 더 쌓아 도시를 한 눈에 굽어보게 만들었다.

이 궁은 고딕풍의 건물이지만 내부는 호화로운 장식이나 그림으로 꾸며져 있는 사치스러운 공간으로 피렌체 건축문화의 최고 걸작 중에 하나이다.
거대한 흰색 해마들과 냅튠신의 분수를 청동상 여인들이 둘러싸고 있다.

따가운 햇살 아래서도 관광객 인파들로 광장은 넘치고 있다. 베끼오 궁을 중심으로 광장 주변에 서 있는 조각상들을 보면 사람들만 없었다면 중세의 어느 광장을 거니는 착각을 들게 한다.

광장에는 수많은 중요 기념물들이 있는데 잠볼로냐의 1594년 작품 메디치가의 대공 코시모 1세의 기마상과 암만나띠의 작품 '비앙코네'가 한 눈에 들어온다.
코시모 1세 기마상.


말탄 코시모 1세의 힘찬 기마상은 상인조합인 길드조직과 힘을 합하고 금융업으로 부를 축적하여 새로운 시대를 열망하는 예술가들을 지원하여 르네상스를 태동하게 만든 메디치 가문의 성역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듯했다.

베끼오 성 앞 비앙코네라고 불리는 거대한 흰색 해마들과 냅튠신의 분수를 아름다운 청동상 여인들이 둘러싼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즐거움과 환희를 느끼게 한다.

분수 가에 앉아 역동적이고 육감적인 조각들의 섬세한 기교를 감상하면서 신의 세계에서 벗어나 인간적인 모습을 탐구한 그들의 예술 정신을 다시 한 번 음미해 보았다. 육체의 아름다움과 관능적인 욕망을 표현하고자 했던 그들의 시대정신을 되돌아보면서 도덕과 예의에 가리어져 수천 년 이어져온 동양문화와의 현격한 차이를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완벽한 남성미' 미켈란젤로의 다윗상

1504년 제작… 원작 아카데미아 박물관 소장

산타크로체 성당안 로시니 등 276개 묘 안치

베끼오 궁 앞에 관광객의 눈길을 끌며 서 있는 조각상은 미켈란젤로의 다윗 상이다. 로마에서 '피에타'를 완성한 후 미켈란젤로는 집안일 때문에 1501년 피렌체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1504년 그는 피렌체의 시청 앞에 석궁을 메고 우뚝 서 있는 청년의 모습을 한 거대한 다윗 입상을 제작했다.

남성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표현한 작품 중에 하나라고 평가받고 있는 다윗 상은 모조품으로 원작은 아카데미아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조각상의 키는 410cm로 잘 짜여 진 근육질 몸매와 늘씬한 키는 루브르박물관에서 본 202cm의 비너스 조각상보다 2배 정도 커 보였다.

박물관 옆에 서 있는 헤라클라스의 조각상과 더불어 르네상스 시대 인간 본연의 모습을 사랑하고 탐닉하려했던 그들의 예술정신을 엿볼 수 있는 광장이다.

베끼오 궁에서 동쪽으로 5분 정도 가면 산타 크로체 성당이 나타난다.

성당 앞에 피렌체에서 가장 오래된 산타 크로체 광장이 펼쳐진다.

산타 크로체 성당 내부에는 미켈란젤로, 마키아벨리, 로시니, 갈릴레오 갈릴레이 등 276개의 묘가 안치되어 있다. 성당 안에 바르디 예배당이 있는 프레스코화 '성 프란체스코의 생애'는 지오토의 원숙기 최고 걸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성당 주변은 서민들의 생활공간으로 이 지방 특산품인 가죽제품을 파는 가게가 많이 있어 값싸고 좋은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거리이다.

르네상스 시대를 연 작품들 중에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과 '봄'이다. '봄'은 길고 긴 중세의 암흑시대를 막 내리게 하고 처음으로 문예부흥의 문을 열게 한 작품이다.

유럽이 종교적 권위시대 속에 신음하는 동안 이슬람과 중국문화에 비해 뒤떨어진 후진 문화를 면치 못하였다.

이슬람 문화에 영향을 받고 종교적 절대성에서 벗어나 인간 본연의 모습을 찾고자 노력한 르네상스야 말로 오늘날 유럽 문명이 세계를 지배한 원동력이 된 토양을 마련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탈리아는 로마제국의 문화와 르네상스를 전파하여 경직된 기독교 문명에 활력을 불어넣고 인간본연의 욕망과 정신에 충실하고자 노력하여 서구문명의 새로운 창조시대를 열었던 곳이다.

현대문명의 토양이 된 도시 곳곳의 모습과 예술가들이 남긴 걸작들과 세월의 흔적을 더듬으며 잠시 감회에 젖어보았다. 천오백년의 숨결들이 도시 길모퉁이에서 걸어 나와 옷자락을 잡아끄는 것만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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